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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를 다녀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회장님께 편지를 쓴다

아시아나항공의 문제는 '회장님'만이 아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노동자 괴롭힘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회장님’이 직원교육장을 방문하면 승무원이 사전 지시를 받고 응대를 한다는 사실이 언급된지 하루 만에 새로운 사실이 터져나왔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일 자 방송에 따르면 익명의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출산휴가를 쓰고 난 뒤 회장님께 ‘복직 감사편지’를 쓴다고 전했다.

 

ⓒseb_ra via Getty Images

 

승무원은 ”출산휴직 후에 들어오게 되면 복직시켜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회장님께 써오게 한다”며 중간관리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다시 쓰게 하고. 그렇게 해서 그중에서 가장 잘된 것들을 회장님에게 보여드린다”고 폭로했다.

이는 중간관리자의 충성경쟁 때문이라는 게 승무원의 설명이다. 승무원은 ” 맨 처음에는 순수한 어느 한 분의 선배님의 감사의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렇게 시작된 한 장의 편지가 ‘회장님이 좋아하신다.‘라는 말을 들은 순간 중간관리자들의 지나친 충성 의욕으로 모든 복직하는 승무원들에게 관행적으로 쓰게 했다”며 나중에는 ‘회장님’께 종이학을 한 마리 한 마리 정성껏 감사의 마음으로 접었다고 말하게 시켰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중간관리자는 승무원들에게 ‘설이면 송편을 빚어주면 어떻겠냐’고 요청하고 나이가 가장 어린 여성 승무원 5명에게 한복을 입히고 새해 인사를 시키는 등의 행동을 강요했다고 전했다.

승무원은 박삼구 회장이 본사에 오는 날이면 나이 많은 선배들은 되도록 근무를 배정받지 않도록 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냥 회장님은 어린 후배 승무원들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으시니까 어린 후배들을 많이 좋아하시니까 되도록이면 나이 든 승무원들은 눈에 띄지 않도록 배정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시니어급 승무원들 중에서 그날 근무를 오게 되면 팀장이나 파트장들이 지켜서서 회장님이 계신다는 말씀을 한다. 결론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라는 말. 전부 다 지하에 있는 기내식당이나 화장실 이런 데 숨어 있게 된다”고도 이야기했다.

반대로 ‘회장님 스타일’ 승무원들은 근무가 없는 데도 불려간다고도 전했다. 승무원은 ”쉬는 날인데 나오게 하는 경우도 있고 오후에 비행인데 그 새벽에 불러내서 비위를 맞춘다”고 언급한 뒤 반대로 ”날씬해 보이지 않는 승무원들은 암묵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줘서 스스로 그만두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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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충격적인 사실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의 손가락에 지문이 없다는 사실이다. 승무원은 ”서비스할 때 알루미늄 포일로 된 기내식을 서비스하게 된다. 그런데 오븐 안 온도가 180도 정도 되는데 장갑을 끼고 서비스를 못 하게 되어 있어서 맨손으로 그 뜨거운 것을 잡고 서비스를 하게 된다”며 ”승무원들 중에서는 손에 지문이 없어져서 공항에서 매번 지문 인식을 해야 되는데 지문 인식이 안 돼서 불편이 많은 승무원이 많다”고 전했다.

아시아나 승무원은 이런 폭로를 하는 이유에 대해 ”내가 사랑하는 회사인데 사실 많이 창피하고 또 이런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고 어찌 보면 우리 얼굴에 침 뱉는 상황이기에 일부에서는 이제 그만하자는 말들도 나오곤 한다”면서도 ”후배들한테 이런 비정상적인 문화를 물려주고 싶지 않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마음에 이렇게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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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박삼구 #승무원 #항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