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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폭우로 혼인신고 한 달 만에 아내를 잃은 54세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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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회
  • 입력 2018.07.10 14:50
  • 수정 2018.07.10 15:21
7월 9일 히로시마현 쿠마노쵸의 무너진 가옥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는 구조대원들. 
7월 9일 히로시마현 쿠마노쵸의 무너진 가옥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는 구조대원들.  ⓒKYODO Kyodo / Reuters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 신문 등이 10일 이번 폭우로 온 가족을 잃을 위기에 처한 한 남성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마네현 야스기 시에 직장을 둔 츠노모리 코지 씨(角森康治, 54)가 아내인 나나씨(44)와 혼인신고를 한 것은 지난달 14일.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6일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두 사람 모두 재혼으로 직장이 집에서 먼 츠노모리 씨가 야스기에서 따로 살았다. 금요일인 6일 저녁, 일을 마치고 아내가 있는 히로시마로 넘어오던 도중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물이 불어나고 있으니 조심해서 와”. 그 이후 소식이 끊겼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츠노모리 씨는 7일 아내에게 결혼반지를 주고 주말을 함께 보낼 예정이었다. 메신저 앱 ‘라인’으로 문자를 보냈지만 ‘읽음’ 표시는 뜨지 않는다. 차량 통제 등으로 7일 이른 아침 츠노모리 씨가 히로시마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의 집은 망가진 상태였다.

10m 이상 떠내려간 집은 1층이 토사에 묻혀 2층 부분만 보일 뿐이었다. 아사히신문은 ”근처에 아내의 모피코트가 있었다. 아내는 ‘소중한 거니까 2층에 올려둘게’라고 말한 적이 있다”는 츠노모리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아래 계속)

쿠마노쵸의 거리에 흩어진 잔해를 치우는 경찰과 구조대원들. 
쿠마노쵸의 거리에 흩어진 잔해를 치우는 경찰과 구조대원들.  ⓒAFP

긴급 구호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난 이튿날, 토사에서 여성의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귀에는 피어싱의 흔적이 있었다. 츠노모리 씨는 아내의 말이 떠올랐다. “아이가 귀걸이 바늘 때문에 다치지 않게 지금은 귀걸이를 안 하지만, 결혼할 때는 멋을 내도 괜찮으려나?”. 경찰이 현재 이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지만 시신을 옮길 때 잠시 본 얼굴은 아내였다.

아사히신문은 9일 54세 남성 츠노모리 코지 씨가 ”모두가 발견될 때까지 떠날 수 없다”며 일본 혼슈 남서부 지방 히로시마현 쿠마노쵸에 있는 ‘오하라 하이츠’의 구조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나나 씨와 함께 살던 71세의 어머니, 13세와 2세의 두 아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일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 기록적인 폭우로 13개 현에서 10일 현재 13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중 히로시마에서 52명이 사망했으며 48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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