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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 교주가 절연한 넷째 딸에게 유골을 맡긴 이유는?

분명 의외의 일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07.10 12:51
  • 수정 2018.07.10 12:52
ⓒGeorges DeKeerle via Getty Images

사형이 집행된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 63)의 유골은 누가 가져갈까? 화장한 옴 진리교의 전 대표 아사하라 쇼코의 유골 인수를 두고 일본이 시끄럽다. 그의 유골이 옴진리교에서 파생된 종교에서 신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도쿄 지하철에 사린 가스를 살포한 바 있는 옴진리교의 교주 아사하라 쇼코의 사형은 지난 6일 집행됐으며 사흘 후인 9일에는 시신을 화장했다. 일반적으로 사형 집행 전 교정시설 측은 사형수에게 유골을 인도받을 사람을 묻는다. 8일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 등의 보도를 보면 이때 아사라하 쇼코는 넷째딸을 지목했다. 당시 매체들은 ”아사하라가 자신의 시신을 넷째딸에게 인도해달라고 말한 것이 관계자의 취재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아사하라 쇼코가 넷째딸을 지목한 것은 의외의 일이다. 아사하라는 교단 내 간부를 지낸 마쓰모토 도모코와 결혼해 2남 4녀를 두었는데 그중 넷째딸로 알려진 마쓰모토 사토카(松本聰香, 가명, 29)는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의 악행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거듭 밝힌 인물이기 때문.

7월 6일 아사하라의 사형이 집행된 날에도 사토카 씨는 변호인의 블로그를 통해 ”제 아버지 마쓰모토 지즈오가 막대한 손해를 끼친 피해자들, 유족들, 신자의 가족, 전에 신자였던 분, 교도관들 그리고 다른 여러분께 재차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법무부는 사토카 측과 사하라의 시신 양도를 두고 조율 중이며 사토카 측 역시 이를 인정했다. 9일 사토카 측 변호인의 블로그를 보면 ”마쓰모토 지즈오 전 사형수의 시신 화장을 양해했습니다”라고 밝히면서도 ”유골을 즉시 인도 받지 않고 당분간 도쿄 구치소에 있을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넷째딸은 지난해 11월 ”단 한 번도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없다.”, ”낳아준 은혜는 있어도 키워준 은혜는 없다”, ”아버지의 죄의 무게를 생각하면 사형 외의 방법으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낸 바 있다. 이때 사토카 씨는 교단과의 결별하고 부모와의 상속관계를 끊는 ‘엔키리’(縁切り, 절연)를 선언했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의 생각은 다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형 집행 다음 날인 7일 아사하라의 아내와 두 딸이 시신 인도 요구서를 작성해 구치소를 찾은 것. 요구서에는 장녀와 넷째딸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 4명의 이름이 올라있다. 구치소 측에서는 ”다른 사람을 시신 인수자로 지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아내 쪽은 ”그런 정신상태에서 (인수자 지정을) 할 수 없었을 거로 생각한다”며 반박하고 있다. 일본 경찰 당국은 마쓰모토의 유골이 옴진리교에서 파생된 종교단체에서 신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 구치소 쪽은 ”유골을 극비 안치소에서 장례 없이 금고에 엄중히 보관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 쪽이 유골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협조적인 넷째딸을 유골 인도인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겠냐는 소위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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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옴진리교 #아사하라쇼쿄 #넷째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