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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전기를 이용해 날개 없이 장거리 비행을 한다

바람을 타고 나는 게 아니다!

  • 김도훈
  • 입력 2018.07.09 14:41
  • 수정 2018.07.09 14:43
ⓒMichael Nolan / robertharding via Getty Images

거미는 대단한 존재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모기와 해충 등을 먹어 인간에게 도움도 준다. 그렇지만 인간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거미들까지도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미를 무서워 한다면 더 읽지 말아달라. 거미가 날개가 없으면서도 ‘날아다니는’ 원리가 더 자세히 밝혀졌기 때문이다.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거미들은 자연 전기장을 사용하여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다닌다.

거미들이 떠다니듯 장거리를 이동하는 현상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거미들이 줄을 쏘고 날아가는 것(‘벌루닝 ballooning’)이 예전부터 목격되어 왔다. 그러나 어떤 원리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1800년대 초기에 거미들이 전기장을 사용해서 날아간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바람을 쓴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람설이 이겼다. 그게 더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 에리카 몰리가 PBS에 밝혔다.

ⓒElva Etienne via Getty Images

그러나 이번 논문에 의하면 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연구자인 몰리와 대니얼 로버트는 접시거미들을 자연과 비슷한 자기장을 가진 ‘아레나’에 넣었다.

이번 논문에 대한 보도 자료에 의하면 뇌우는 지표면과 상층 대기 사이에 끊임없이 전기가 흐르게 한다. 날씨에 따라 이 전기가 더 강해지기도 한다.

애틀랜틱의 설명에 따르면 지표면은 음전하, 대기는 양전하를 지니고 있다. 거미가 뿜는 줄은 음전하를 얻기 때문에 지표면의 음전하와 서로 밀어내는 힘을 가져 거미가 떠오를 수 있다는 이론을 내놓은 과학자들이 있었다. 거미가 높이 올라가면 이 효과는 더 강해진다.

몰리와 로버츠는 거미들이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것 같다는 점을 발견했다. 아레나 안에 전기장을 켜자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발끝을 세우고 줄을 쏘아 벌루닝을 하려는 거미들이 많아졌다. 아레나 안에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도 떠오른 거미도 있었다.

이번 연구는 바람이 거미의 장거리 비행에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꼭 바람이 없어도 ‘벌루닝’은 가능함을 보였다.

몰리는 허프포스트에 이메일을 보내 이번 연구가 여러 거미들에게 적용되겠지만, 모든 거미들이 벌루닝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여러 종의 거미들이 벌루닝을 하지만, 전부 다 하지는 않는다.”며, 너무 커서 이렇게 이동할 수 없는 거미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즉 타란툴라 크기의 거미가 당신을 향해 날아오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몸집이 작은 어린 거미들은 너무 커지기 전에 날아다닌다. 일부 성체 거미들도 하긴 하지만, 다 자란 타란툴라 정도 크기의 거미는 결코 날지 않는다.”

휴, 다행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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