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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싫다고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대한 아시아나 직원의 말

1년 동안 계약기간 지나고 소정의 심사로 정직원으로 전환된다

익명의 아시아나 직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삼구 회장이 여성 승무원을 상대로 벌인 괴롭힘에 대해 폭로했다.

내용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말 그대로 ‘기쁨조‘를 연상케 했다. KBS가 보도한 ‘율동영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KBS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익명을 요청한 아시아나 승무원은 이 ‘퍼포먼스’가 한달에 한번씩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승무원은 ” 교육을 받고 있던 교육생들이 회장님이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하시면서 교육생들도 방문을 하시는데 그것에 맞춰서 미리 준비한 노래와 퍼포먼스”라며 ”모든 승무원들이 똑같은 사례를 매달 겪어왔다. 안 해 본 승무원이 아마 1명도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승무원은 퍼포먼스에 역할 분담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일단 회장님이 들어오시기 전에 3-4명 정도를 골라서 회장님이 복도에서 걸어오실 때 달려가서 반기는 역할을 정한다. 누구 씨는 왼쪽 팔짱 끼고 누구 씨는 오른쪽 팔짱을 끼고 딱 붙어서 모셔오라고 한다”며 ”멘트는 ”회장님 이제 오셨습니까, 회장님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느라 힘들었습니다.” 등등 이런 멘트들을 하면서 모셔오면 회장님을 가운데 끼고 삥 둘러서서 ”몇 기 누구입니다.” 기수와, 이름 준비했던 멘트를 합니다. ”회장님 보고 싶어서 밤잠을 설쳤습니다. 어젯밤 꿈에 회장님이 나오실 정도였습니다. 회장님 사랑합니다.” 등등 모두가 중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교관님 앞에서 한명씩 다 연습을 한다”고 전했다.

승무원은 이어 ”삥 둘러싸서 밀착한 후에 회장님 말씀을 듣고요, ”이제 가야겠다.” 라는 말씀을 하시면 저희는 벌써 가지 말라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말씀드리고 계속 더 계시다가 가시라고 계속 조른다”며 이 모든게 계획적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승무원은 ”회장님 한 번만 안아주십시오”라는 말도 삼가라는 요청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에 대해 ”한 번만이라는 게 회장님께서 기분이 나쁘실 수 있으니까”라고 전했다.

진행자가 ”싫다고 못 하겠다고 하면 안되나?”라고 묻자 승무원은 ”그럴 용기도 감히 아무도 없다. 우리가 처음에는 인턴으로 계약직으로 입사를 하게 된다. 1년 동안 계약기간 지나고 그때 소정의 심사로 정직원으로 전환이 되는 시스템인데 그런 와중에 저는 못하겠다, 저는 안 하겠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사실상 거절하면 고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내비쳤다.

승무원은 끝으로 ”요구할 게 굉장히 많고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굉장히 많지만 일단 저희가 당당하게 서비스할 수 있을 정도까지만이라도 되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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