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국종 교수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직을 거절한 이유

“내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다.”

ⓒ뉴스1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제안받았다가 고사했다. “내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다”는 게 고사 이유였다.

이 교수는 8일 중앙일보와 한 통화에서 “(제안을) 딱 잘라 거절한 것은 아니었고, 그런 어려운 일은 저 같은 사람보다는 김성태 대행이 직접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절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도 미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대위원장직 말고 비대위원으로는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외상센터 상황이 한국당보다 100배는 안 좋다”며 “내 구역도 제대로 신경 못쓰는데, 내 주제에 무엇을 맡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김 대행과 만나게 된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2∼3주 전에 김성태 의원이 직접 전화해 병원 올 테니까 잠깐 보자고 했다. 그게 미안해 ‘국회 갈 일 있으면 뵙겠다’고 해서 그때 만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절이라고 기사가 나갔는데 그건 아니다. 오는 9월 외상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있는 등 제 상황이 어렵고, 병원 안에서 내게 욕설을 하는 등 제 영역에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 못 하는데, 정치에서 어떻게 (비대위원장을) 하느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김성태 의원이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 같더라”며 “저 외에도 경제·국방·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앙선데이는 7일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6일 밤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이국종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설득했지만, 이 교수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교수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직을 고사한 사실이 알려진 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설전을 주고받았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어 자유한국당을 향해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정치적 ‘중증’ 상태의 자유한국당이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거절당했다는 보도는 국민적 실소를 자아낸다”며 ”가뜩이나 바쁜 유명인사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하루빨리 해산하는 것이 보수 괴멸에 대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8일 “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누구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라며 ”존재감마저 희미해져서 가만 놔둬도 없어질 처지에 있는 바른미래당이 한가롭게 다른 당의 비대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원한다면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위한 주치의를 소개해줄 의향이 있다는 점도 밝힌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이국종 #비대위원장 #비상대책위원장 #아주대 #외상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