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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위일 뿐’이라며 혜화역 시위 평가 절하하는 이들에 대한 김부겸의 지적

“왜 저토록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뉴스1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주최측 추산 6만명이 모인 ‘혜화역 시위’ 다음날 해당 시위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부겸 장관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혜화역 시위를 주최한 ‘불편한 용기’ 측이 시위 성격에 대해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 “‘불편한 용기’ 측이 말하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는 저 자신도 포함된다”며 “저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에도 “몰카 찍다 걸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장관으로서의 직권을 걸고 맹세한다”고 했던 김 장관은 이날도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몰카 단속과 몰카범 체포, 유통망 추적색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결코 보여주기 ‘쇼’가 아님을 실천으로 입증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줘야 한다. 왜 저토록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혜화역 시위에 대해 ‘혐오시위일 뿐’이라고 평가 절하하는 언론 등에 대하여 “우려스럽다”는 말도 남겼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자세히 들어보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지기 이전에,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전문.

 

‘공화’

어제 혜화역에서 여성들이 모였습니다. 

세 번째 집회는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분위기는 더 뜨거워지고, 질서는 더 정연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불편한 용기’ 측이 자신의 시위를 이렇게 정의했다는 대목입니다.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자 ‘국민의 반인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임을 외치는 시위’.

공중화장실 관리는 행안부의 고유 업무 중 하나입니다. ‘편파수사’의 당사자로 지목된 경찰청은 행안부의 외청입니다. 따라서 ‘불편한 용기’측이 말하는,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 저 자신도 포함됩니다. 저의 책임이 큽니다.

그래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몰카 단속과 몰카범 체포, 유통망 추적색출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민간 업주들도 단속에 협조를 다 하겠다고 했습니다. 입법도 이른 시일 내에 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동료 의원들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결코 보여주기 ‘쇼’가 아님을 실천으로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어떡하든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해결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성의 외침을 들어주셔야 합니다. 왜 저토록 절박한지 진지하게 경청해야 합니다.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남성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런데 우려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반박하고 비판부터 하려는 태도입니다.

어제 3차 집회 이후 일부 언론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입니다. 남성 혐오다 아니다, 정부를 비판했다 아니다... 지금 그런 시시비비는 또 다른 편 가르기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이 세운 정부입니다. ‘민주시민’과 촛불정부를 이간질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여성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언론이 알려주셔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 우리는 모두 민주공화국의 시민입니다. 시민이 다른 시민의 외침에 귀 기울일 때, 그리고 그의 아픔에 공감하고 연대할 때 비로소 공화(共和)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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