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자신이 추진하던 상고법원(대법원이 맡고 있는 상고심(3심) 사건 중 단순한 사건만을 별도로 맡는 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법원이 사법 한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박근혜와의 독대를 위해 친박 핵심인 이정현 의원에게 로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양승태 측은 2015년 6월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던 이 의원을 만나 상고법원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양 전 대법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측 관계자는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대법원이 사법 한류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일종의 ‘거래’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정현은 법원이 정부를 도와주면 좋을 것이라며 청와대에도 잘 얘기하겠다고 화답했고 실제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정현에 로비한 두달 뒤 박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했다. 형식적으로는 대법관 제청을 위한 만남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상고법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내용은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150612)이정현 의원님 면담 결과 보고’ 파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경향신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