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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에 폭우가 예보됐고, 구조 옵션은 '매우 위험한' 다이빙만 남았다

환호가 걱정으로 바뀌었다.

  • 김원철
  • 입력 2018.07.04 16:24
  • 수정 2018.07.04 16:35
ⓒLinh Pham via Getty Images

지난달 23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 매사이 지구 탐 루엉 동굴에서 11~16살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25살 코치 1명 등 13명이 실종됐다. 실종 9일 만인 지난 2일 구조대가 이들을 기적적으로 발견했고, 모두가 환호했다.

이 환호가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을 밖으로 데려오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폭우가 예보되면서 구조 작업이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조만간 강한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당국은 아이들에게 수영과 다이빙을 가르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멍을 뚫어 꺼내거나, 우기가 지나갈 때까지 몇 달을 동굴 내에 머무르며 하는 방법 등은 점점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아이들이 있는 곳은 지하 800~1000m 지점으로, 강한 비가 에어포켓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태국 당국은 수위가 높아질 때를 대비해 4일치 식량과과 산소탱크 70개를 일단 들여보냈다.

ⓒBangkok Post

다이빙은 너무 위험한 방법이라 마지막 구조 방식으로 검토돼왔다. 다이빙 전문가들은 초보 다이버가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물 속을 잠수해 진흙투성이인 좁은 통로를 헤쳐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우 잘 훈련된 잠수사들도 동굴 입구에서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가는 데 몇 시간이 걸린다. 국제 수중동굴 구조 및 복구기구 플로리다 지부 담당자인 에드 소렌슨은 BBC에 ”(아이들을 잠수하게 하는 구조 작전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절대적으로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앞이 전혀 안 보이는 물속을, 그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잠수하면 패닉에 빠진다. 죽거나 구조대원을 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수를 해야 한다면, 아이들이 수영해야 하는 거리는 2.5km에 달한다.

태국 정부는 동굴 밖으로 물을 퍼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00여명이 이 작업에 투입됐다. 그러나 아이들이 잠수 없이 동굴을 빠져나올 수 있을만큼 수위를 낮추기는 불가능해보인다. 3일 오전 11시 현재 동굴 입구 수위를 39cm 낮췄는데 동굴 안 300m 지점은 겨우 20cm 낮아졌다. 하지만 잠수 구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수위를 낮춰야 한다. 

태국 내무부장관은 ”아이들이 몇몇 구역에서는 잠수해야한다. 일부 좁은 구역에서는 전문 잠수부의 에스코트도 불가능하다. 한명씩 다이빙 장비를 차고 지나와야 한다. 아주 좁은 길만 아니면 전문 잠수부 2명이 에스코트할 것이다. 계획을 다 짰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이빙 장비를 전에 써 본 적이 없다면 쉽지 않다. 혹시라도 장비를 잃어버리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라며 ”며칠간 비가 많이 온다. 구조작전 속도를 올려야 한다. 수위가 높아지면 구조작전이 더 어려워진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밖으로 데려나와야만 한다”고 말했다.

구조 작전에 참여 중인 잠수부인 벤 레이머넌트는 skynews와 한 인터뷰에서 ”길이 복잡하고, 물살이 거세다. 앞도 보이지 않는다. 입구까지 거리도 멀다. 내가 겪어본 동굴 잠수 중 최고로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 동굴 구조 협외 부회장인 빌 화이트하우스도 ABC News와 한 인터뷰에서 ”동굴 잠수는 그냥 물에서 하는 잠수와 완전히 다르다”라며 ”너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우가 와도 동굴이 모두 잠기지 않길 기대하는 편이 낫다. 아이들에게 식료품 등을 주고 동굴 안에서 버티게 하고 2~3달 뒤 걸어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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