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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04일 10시 10분 KST

15억 아파트의 종부세는 지금보다 2천원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모두 올리기로 했다

서울 강남구의 시가 15억원 은마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내년에 2천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아파트를 부부가 한채씩 가지고 있는 다주택 가구의 경우엔 세부담 상승 폭이 8만1천원 정도다. 이는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종부세 개편 권고 내용에 따른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폭 완화된 수준을 복원시키는 데도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나온 종부세 개편 권고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현행 80%에서 연 5%포인트씩 인상하고, 세율을 0.05~0.5%포인트 올려 누진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은행 더블유엠(WM)자문센터가 권고안을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기준 평균 실거래가가 15억5722만원(공시가격 9억1200만원)인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79㎡) 한채를 가진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현행 2만5천원에서 내년에 2만7천원으로 늘어난다. 부부가 각각 한채씩 가지고 있는 다주택 가구의 경우엔, 종부세 합산 세액이 같은 기간 129만8천원에서 137만9천원으로 늘어난다. 만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까지 올라가면, 1주택자의 종부세액은 3만1천원, 부부가 각각 한채씩 가지고 있는 경우는 162만2천원이 된다.

종부세는 2005년 참여정부 때 도입돼 2006년 대폭 강화됐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가구별 합산 과세 조항이 위헌 결정을 받은 이후 2009년부터 개인별 합산 과세로 바뀌고 세율과 과표도 대폭 완화됐다. 참여정부 당시 최고세율은 3%였고, 이명박 정부의 감세 이후 최고세율은 2%가 적용됐다. 이번 재정개혁특위 권고안의 최고세율은 그 중간인 2.5%다.

 

 

이번 권고안대로 종부세 개편이 이뤄질 경우, 내년에 추가되는 세수효과는 1조881억원 수준이다. 주택은 27만4천명이 포함되지만 실제 인상되는 세액이 적어 전체적으로는 897억원 수준에 그친다. 토지의 경우 세율을 0.25~1%포인트 차등 인상한 종합합산토지(나대지 등)의 추가 세수효과는 5450억원, 세율을 0.2%포인트 일률 인상하도록 한 별도합산토지(사업용 토지 등)의 세수효과는 4534억원이다.

세부담 증가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병호 재정개혁특위 조세소위원장은 “공시가격이 올해 비교적 많이 인상된 편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에 5%포인트 인상으로 시작하지만 2022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내부적 견해를 갖고 있다. 세부담을 급격히 올리는 대신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또 애초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적인 세부담 강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재정개혁특위는 정부에 공을 넘겼다. 권고안에는 ‘다주택자의 세부담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만 담겼다. 강병구 재정개혁특위 위원장은 “종부세 개편 취지는 조세부담 공평성 강화와 부동산 가격 안정화인데, 특위에서는 이 두가지 목적 가운데 공평과세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 재정개혁특위는 ‘소수의견’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정부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정부가 세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앞서 밝힌 개편 권고안보다 더 후퇴한 안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 셋)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정개혁특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뜨거운 논란을 불렀던 1주택자에 대한 추가 우대 방안은 빠졌다. 이미 1주택자에 대한 공제가 많아 다주택자에 비해 세부담이 적은데, 수십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추가로 세율 우대를 해주는 것이 조세형평성에 맞느냐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 부담을 사실상 결정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은 끝내 권고안에 담기지 않았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97㎡)의 경우 2017년 1월에 비해 올해 1월 평균 실거래가는 17억8900만원에서 22억9167만원으로 28.1%나 뛰었지만 공시가격은 14억800만원에서 15억400만원으로 6.8% 오르는 데 그쳤다. 아크로리버파크 한채를 보유한 1주택자가 부과받는 종부세는 지난해 105만7천원인데,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더 떨어진 탓에 올해 공시가격에 특위의 권고안대로 세율을 적용해도 종부세는 133만5천원에 그친다. 주택 가격이 5억원이나 뛰었지만 종부세의 실효세율은 0.059%에서 0.058%로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공시가격은 세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서 권고안에 담지 않았다고 하는데, 법 개정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정부에 어떤 식으로 개편하라고 권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평과세 차원에서 종부세를 개편했다고 하는데, 전체 국민과 고액자산가 사이의 수직적 형평성을 높이려면 종부세 부담이 전체적으로 올라가야 의미가 있는데 이번 안은 부자들 사이의 형평성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재정개혁특위는 올해 하반기에 부동산 거래세 등에 대한 세제개편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병구 위원장은 “취득·등록세와 양도세 등 전반적인 부동산 관련 세제를 하반기에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종부세 개편으로 추가 세수가 확보되면 일부는 신혼부부에 대한 최초구입 주택 취득세 공제 혜택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