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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협력업체 대표가 숨지기 전 "28시간 동안 일했다"라고 말했다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

기내식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임시 공급업체의 협력업체 대표 ㄱ(57)씨가 숨진 채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ㄱ씨가 숨지기 전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라고 한다.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와 30분 이상 공급 지연 시 음식값의 절반까지 깎을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있어, 이에 따른 부담이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인 ㄱ씨 소유 회사에도 가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ㄱ씨와 2일 아침 전화 통화를 했다는 지인 ㄴ씨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ㄱ씨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서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 회사에서는 내가 잘못했다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ㄱ씨가 언급한 ‘회사’가 아시아나항공인지, 임시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ㄴ씨는 이어 “ㄱ씨가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울고 있다. 여자 직원들이 울고불고 난리’라고 했다”며 “본인도 통화하던 당시 28시간 일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30분께 ㄱ씨가 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ㄱ씨의 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ㄱ씨가 운영하는 ㅎ사는 2014년 설립된 기내식 포장 전문 중소기업으로, 샤프도앤코의 4~5개 협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내식 협력업체에서 음식을 만들어 보내오면, ㄱ씨 회사는 용기에 담아 포장을 했다. ㅎ사→샤프도앤코→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 안에서, ㄱ씨가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겨레가 확보한 아시아나항공과 샤프도앤코 간 계약서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샤프도앤코 쪽 귀책 사유로 기내식이 늦게 공급될 경우, 지연 시간에 따라 납품단가 일부를 깎을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있다. 국제선에서 15분 지연 시 아시아나항공은 취급 수수료 100%를 샤프도앤코에 안 줘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취급 수수료에 더해 전체 음식값의 5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이어진 기내식 납품 지연 사태로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인 ㄱ씨 회사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기내식 업체 엘에스지(LSG)스카이셰프에 계약 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에 대한 거액의 투자를 요구했다가 협의가 결렬되자, 지난해 새 공급업체 ‘게이트고메’와 신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게이트고메 생산공장 신축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석달가량 기내식을 임시로 공급할 업체가 필요하자, 하루 3천식을 생산해 오던 소규모 업체 샤프도앤코에 2만~3만식에 이르는 물량을 맡겼다.

대란 사흘째인 이날에도 오전부터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 출발 지연은 잇따랐고, 오후 6시 기준 운행된 76편 가운데 43편이 기내식을 싣지 못한 채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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