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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콜롬비아전' 거리응원에서 성추행 당한 여성이 경찰에게 들은 말

"전부 대응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라"

  • 김현유
  • 입력 2018.07.03 15:44
  • 수정 2018.07.03 15:48
ⓒYuichi Yamazaki via Getty Images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를 통틀어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다. 비록 치졸했다는 평가는 있었으나, 3일 벨기에에 역전패를 당하기 전까지 일본 전역은 축제 분위기였다. 한국의 광화문광장 풍경과 유사하게, 일본 시부야에서도 시민들의 거리응원이 이어졌다.

그러나 거리응원 현장에서는 과도하게 사람이 몰린 탓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거리응원에서는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트위터를 통해 불거졌다. 아래는 일본이 승리를 거둔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 이후 피해를 호소하며 올라온 트윗이다.

오늘 축구 때문에 일본은 축제 분위기인데,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점에서는 치한이 있었어요. 여성 분들 조심하세요. 어디선가 가슴과 엉덩이를 만져서 브래지어 후크가 풀렸어요. 남자와 함께 올 경우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게 좋겠습니다.

시부야에서 마시고 있었는데, 스크램블 교차점 부근에 치한 장난 아니다. 가슴 만져대지, 팔 잡아당기지... 모든 팬들을 비판하는 건 아니지만, 진짜 쓰레기들이다.

일본 J캐스트 뉴스는 실제 이날 성추행을 당한 그라비아 아이돌 카나미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나미씨는 경기를 보고 난 후 집으로 가기 위해 JR시부야 역으로 향하는 중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일부 사람들은 카나미씨의 치마를 들추기도 했다.

카나미씨는 귀가 전 근처 파출소에 들러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으며 대처 방안을 물었으나, 돌아온 답변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전부 대응하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라”는 것이었다.

카나미씨는 J캐스트 뉴스에 ”팬들이 모여서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누구든 막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불쾌함을 느낄 만한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는 등 성추행은 미연에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거리응원에서도 지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성추행 사건은 매번 빈번하게 일어났다. 피해자의 연령은 초등학생,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규제 강화 등에 따라 해가 갈수록 거리응원 내 성추행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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