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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9일 09시 46분 KST

‘공정위 전속고발제’ 폐지 후퇴 조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제 폐지 문제를 두고, 검찰이 공정위를 향해 공개적으로 강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내 앞으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28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에서 연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방안’에 관한 첫번째 공개토론회에서 특위의 경쟁법제분과 위원장인 이봉의 서울대 교수는 “전속고발제 전면폐지, 선별폐지, 보완·유지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한 결과, 보완·유지 의견이 선별폐지보다 근소하게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현행 제도 보완책으로는 의무 고발 요청제 확대, 검찰과의 협업 강화, 고발 관련 이의신청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어 “전속고발제를 폐지할 경우 리니언시(자진신고제)의 유효성을 확보할 방안 마련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공정위와 검찰 간 협의에 맡기기로 했다”며 “기관 간 협업 강화를 위해 리니언시 정보를 검찰 수사에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전속고발제는 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수사·기소할 수 있는 제도다. 문 대통령은 공정위의 소극적인 고발권 행사로 인해 법 위반 기업에 대한 형사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사회적 비판이 높자, 2017년 대선 공약으로 전속고발제 폐지를 약속했다. 

토론자로 나선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공정거래법 개편이 시급한 과제지만 제대로 돼야 한다”며 “공론화 과정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비판했다. 구 검사는 또한 “검찰은 특위 구성에 대해 막판까지 몰랐고, 17개 법 개정 과제도 공정위가 일방적으로 제시했으며, 논의 과정에서도 공정위가 선호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과제의 경우 이견이 있는데도 공정위 입장이 이미 정해졌다고 무시한 것으로 안다”면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전속고발제 관련 부분은 물론 징벌적 손배제, 집단소송제 도입 등 중요한 사안을 모두 담아서 국회에 제출하려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국회 통과에 실패해 현행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공정위에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검찰의 이런 비판은 전속고발제 폐지를 둘러싼 공정위와의 이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정위와 검찰은 입찰 담합 같은 경성 카르텔 중심으로 전속고발제 부분폐지 방안에는 의견 일치를 봤으나, 리니언시 운용 주체를 놓고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니언시는 담합 기업이 자진신고를 하고 관련 증거를 제시하면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공정위는 리니언시 운용과정에서의 혼선을 피하려면 운용 주체를 공정위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검찰은 운용 주체를 공정위와 검찰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최근 공정위 전·현직 간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 등을 압수수색을 한 것도 이런 갈등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참여연대는 전속고발제를 유지·보완하는 방안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우 참여연대 실행위원(변호사)는 토론에서 “전속고발제 폐지는 공정위의 자의적 고발권 행사와 강제력 남용행위에 대한 면죄부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많아,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약속했던 사안”이라며 “공정위가 형벌권 남용을 이유로 현행 전속고발권 보완·유지를 추진한다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김재신 경쟁정책국장은 “특위 논의는 분과위 중심으로 이뤄졌고, 앞으로 국회·경제계·시민사회와 토론을 거쳐 공정위 안을 확정한 뒤 8월 중순 입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속고발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공정위가 국민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고, 대안으로 도입했던 의무고발요청기관 확대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을 인정한다.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일정 부분 검찰을 활용하는 방안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부분폐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