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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베가 말하는 납치 문제는 이미 끝난 얘기"라고 말하는 이유

견해 차이가 있다

ⓒSTR via Getty Images

26일 일본의 산케이신문 등은 ”북한의 관영 매체가 (일본이) 있지도 않은 납치 문제를 가지고 너무 요란하게 마구 떠들며 스스로를 납치피해 국가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가 언급한 관영 매체는 조선중앙통신을 말하는 듯하다. 26일 자 조선중앙통신사의 논평을 살펴보면 일본 매체의 번역을 거치며 논조가 많이 순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은 패망 후 반세기가 훨씬 지나도록 피비린 과거 죄악에 대해 사죄도 청산도 하지 않고 있으며 도리어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정치사기극을 연출하고 있다”며 ”일본이 케케묵은 ‘납치문제’를 집요하게 떠들고 있는 것은 조선 인민에게 저지른 특대형 범죄를 가리고 과거청산을 회피해보려는 부질없는 모지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3일 일본의 전 관방장관인 고노 요헤이가 도쿄의 한 강연회에서 ”지금 일본이 해야 할 일은 조선반도의 식민지화에 대해 사죄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예로 들어 ”이것은 결코 어느 정치원로의 사견이 아니라 양심 적이며 식견 있는 일본사람들의 공통된 주장”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거듭 제기하는 것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있다. 한겨레의 보도를 보면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 교수는 25일 시민단체‘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연락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에 대해 세 가지 원칙을 언급해왔다. 첫째는 납치 문제는 일본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것, 둘째는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 정상화도 없다는 것, 셋째는 납치 피해자 전원의 귀국, 즉 모든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다”라며 ”납치 문제가 일본의 중요 과제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납치 문제로 주목을 받고 총리가 된 아베 총리의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은 일본에서 1970~80년대에 행방불명 십수 명의 일본인이 모두 북한과 연관되어 있다는 일본 정부의 의혹에서 시작된 사건으로 1987년 대한항공기(KAL) 폭파범인 김현희가 ”북한에 ‘이은혜’라는 이름의 일본어 선생님이 있다”고 증언해 점차 사실로 굳어졌다.

ⓒGettyimages/News1

계속되는 일본의 문제 제기에 북한은 ‘납치 문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2002년 9월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의 방북 당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문제의 실상을 인정한 바 있다. 북한은 ”총 14명 중 8명이 사망했고 5명이 생존해 있으며 1명이 행방불명되었다”고 밝혔으며, 이후 납치 생존자 5명이 일본을 일시 방문해 잔류했다.

이후에도 북한과 일본의 납북자 입장 차이는 계속됐다. 현재 북한은 일본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한 납북자 17명 가운데 일본으로 송환된 5명을 제외하고 남은 12명 중 8명은 이미 사망했으며, 4명은 납치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강경파들은 ‘8명이 사망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전원 생존을 전제로 모든 피해자를 무사 귀환시키겠다’며 맞서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 입장이다.

한겨레의 보도를 보면 앞서 언급한 강연회에서 와다 명예교수는 이 ‘전원 귀환’ 원칙에 대해 “피해자 입장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미 8명이 사망했다고 통지했는데, 일본 정부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북한과 외교 교섭을 중지하는 것”이라며 “납치 문제는 국교 정상화를 진행시켜나가는 중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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