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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이슬람 학생이 교수 협박' 발언의 출처는 어디일까?

많은 곳에 문의해봤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 백승호
  • 입력 2018.06.26 17:25
  • 수정 2018.06.26 20:04

2015년 기독교 콘텐트 회사인 마라나타TV는 ‘이슬람 바로 알기’라는 제목의 이혜훈 집사 간증 영상을 올렸다. 여기서 이혜훈 집사는 현재 바른미래당의 국회의원으로 있는 이혜훈 의원이다.

이혜훈 의원은 이 방송에서 ”제가 졸업한 모교의 조찬기도회를 나가는데 어떤 공대 교수에게 들은 말”이라고 전제하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이혜훈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과거에는 무슬림 학생들이 강의실에 어쩌다 한두명 눈에 띄는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70명이 들어가는 강의실이면 한 네다섯명 정도 평균 들어온다. 얼마 전 (그 교수가) 강의를 하는데 갑자기 여기 저기 앉아있는 네다섯명이 한꺼번에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기도하면서 땅바닥에 엎드리더라. 그분들은 하루에 다섯 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하니까. 정해진 시간이 됐던 모양이다. 시끄러워 강의를 못 했다. (교수가) 제군들의 종교를 존중한다. 하지만 지금은 강의시간이니까 잠깐 밖에 나가서 기도를 하고 다시 돌아와서 수업에 참여해달라”고 점잖게 말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큰소리로 손가락질 하며 시끄럽게 자기들 말로 이야기하는데 뭐라 하는지 못알아듣지만 사람이 눈치가 있는데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감이 온다. 뭔가 나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막 소리를 지르고 큰소리를 지르니 강의를 못 하게 됐다. 강의가 거기서 끝나 버리고 실험실로 돌아왔는데 실험실 전화로, 교수의 핸드폰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로 계속 항의를 했다.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전화도 불통이 되고 홈페이지도 다운이 됐다. 저녁때쯤 되니 집전화로 “알라를 경배하는 것을 네가 방해했기 때문에 너를 처형하겠다. 너를 그냥 두지 않겠다. 너의 둘째 딸이 어느 유치원에 다니는지 알아냈다”(고 협박을 했다).

다음 날 출근을 했는데 총장실에서 전화가 왔다. (학생들의 소속 국가인) A국의 대사관에서 총장실에 공식 항의를 보냈다. “우리 학생들을 귀교에 유학시켰을 때는 모든 것이 안전하게 유학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돼야 하는데 알라를 경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게 보장되지 않았다. 알라를 경배할 수 있는 걸 보장하라. 학습권보다 중요하다. 기도 처소를 만들고 알라를 경배하는 것을 방해한 그 교수를 처벌하고. 학생들의 종교생활을 지도할 수 있는 이맘(이슬람교지도자)을 학생 10명당 1명을 파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서울대는 기도 처소를 마련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다른 대학은 마련했다.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해당 발언은 영상 20분 30초 정도부터 등장한다-

이혜훈의 이 발언은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널리 퍼졌다. 이슬람교의 폭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발언자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에 신뢰가 더해졌다. 그러나 사실 확인을 위해 서울대 측에 직접 문의했지만 해당 사건이 일어난 사실은 확인할 수 없었다.

서울대 측에 ”이슬람 학생들이 수업 중에 기도하며 수업을 방해하고 이를 제지한 교수를 협박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전혀 확인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아예 처음 듣는 이야기라 사실 확인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 서울대 학생지원과에 ‘학생들이 기도하다가 수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마찬가지의 답변을 했다.

이혜훈 의원의 ‘A국 대사관에서 총장실에 공식 항의를 보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총장실에 문의해보았다. 그러나 총장실 측은 ”여기 있는 담당자들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문서로 온 내용이 있나 확인을 부탁했으나 그런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그런 일을 들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냐’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이혜훈 의원실에 발언의 출처를 물어보니 ”이야기를 전해준 교수님이 더이상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 말할 수 없다”며 ”의원님이 직접 목격한 건 아니”라고 답변했다.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이 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의원실은 ”그럴 의도가 없었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후 해당 발언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안철수 측은 ”가짜뉴스는 법적처벌 대상”이라며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다. 가짜뉴스를 뿌리뽑고자 하는 바른미래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혜훈 의원이 만약 별다른 근거 없이 특정 종교를 향한 혐오발언을 내세운 것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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