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 세계에서 오래된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아프리카 바오밥 나무와 미국 삼나무도 죽어간다.

ⓒKim Westerskov via Getty Images

미국의 옛 엽서를 보면 차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미국 삼나무 사진이 있다. 수령이 천 년인 뉴질랜드의 카우리 나무는 둥치가 탱크만하다. 로마 제국보다도 오래된 유럽 오크나무의 가지는 축구장 절반 정도를 덮고 있다.

이런 엄청난 나무들 중 일부는 지금도 살아있지만, 과학자들에 의하면 기후변화 때문에 새로운 전염병이 숲에 퍼지고, 정착지와 도로 개척이 생태계를 조각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장 큰 나무들이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남부의 사바나를 지배하던, 2500년 이상 살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오밥 나무들이 최근 죽었다.

네이처 플랜츠에 실린 새 연구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오밥 나무 13그루 중 9그루, 가장 큰 6그루 중 5그루가 최근 12년 동안에 일부 혹은 완전히 죽었다고 한다. 이 연구에 참여한 루마니아와 남아공 연구자들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가뭄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라 보고 있지만, 추가 연구를 원하고 있다.

ⓒKieran Stone via Getty Images

“남아공의 바오밥이 죽은 구체적 이유는 모르지만, 우리가 오래된 거대한 나무들을 잃고 있음은 확실하다. 최근 한 세기 동안 전세계의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 대거 줄어들었다.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벌목꾼들이 큰 나무를 노리기도 했고, 세계적으로 넓은 숲을 개간해 농토와 도시로 바꾸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생태학자이며 대형 수목 전문가인 빌 로런스의 말이다.

숲에서 오래된 대형 나무는 2% 미만이지만, 전체 생물량(해당 지역의 동식물 질량의 합)의 25%까지 차지할 수 있으며, 넓은 영역에 씨를 뿌리기 때문에 숲 전체의 건강에 중요하다고 로런스는 말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후변화에 가장 약한 것이 이들이라 한다. “긴 생애에 걸쳐 여러 기후변화를 겪고 살아남았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기후가 변하는 세상에서 그들의 큰 덩치는 저주다. 나뭇잎까지 물을 보내려면 도관 조직에 위험한 색전증이 일어나기 쉽다. 가뭄이 치명적일 수 있다.”

오래된 대형 수목의 상태는 지구의 건강을 반영한다고 로런스는 말한다. “숲이 조각나고 기후가 점점 더 예측하기 힘들어지는 세상은 아무데서나 자랄 수 있는 작고 수명이 짧은 나무들에 더 적합하다.”

“큰 나무들은 안정적인 조건에 살도록 적응한 유기체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이 나무들은 위험에 처해 있다. 가뭄이 잦아진, 기온이 높아지는 세상에서 이들은 쉽게 죽을 수 있다.”

숲과 기후는 본질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나무의 죽음은 기후변화의 원인이자 영향이라고 던컨 맥퀸은 말한다. 맥퀸은 런던 IIED(국제 환경 및 개발 연구소)의 천연자원 연구자이며 영국 정부에서 숲 연구자로 일한 바 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에서 일하는 맥퀸은 기후변화가 세계 어디에서나 숲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본다. “강우량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지며 가뭄과 범람도 잦아진다. 나무들이 받는 부담이 커지며 해충과 꽃가루 수분 생물의 수도 달라진다. 섬세하게 조정되었던 생태계에 기후변화가 혼란을 주고 있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해충과 질병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같은 종이 많이 있는 북부 온대림이 위기다. 열대림은 종 다양성이 크고 한 가지 해충이 숲 전체를 쓸어버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위험이 덜하다. 질병이 돌 때 숲을 보호하는 것은 다양성이다.”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미국에서는 소나무를 죽이는 남방소나무좀이 새로운 지역까지 퍼지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 기후 시스템 연구 센터 소속 코리 레스크는 미국에서 남방소나무좀의 서식 지역이 퍼진 것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들은 불과 20년 동안에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등 수백 마일 떨어진 북부까지 진출해 나무들을 죽이고 있다.

ⓒORLANDO SIERRA via Getty Images

“현재 남방소나무좀은 역사적 서식 지역보다 400km 이상 널리 퍼져 있다. 이 속도라면 2080년이면 기후변화로 인해 남방소나무좀이 이제까지는 피해가 없었던 미국 동북부와 캐나다 남동부의 숲 70만 제곱킬로미터까지 퍼져, 업계와 생태계를 교란할 것이다.”

북미의 숲은 산소나무좀, 호리비단벌레 등의 해충에 의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오타와의 구호 단체 트리 캐나다의 프로그램 매니저 패브리스 파리시는 “겨울이 따뜻해지고 가뭄이 찾아와 호리비단벌레와 산소나무좀이 퍼졌다. 산소나무좀은 이제 1년에 두 번 번식하고, 3년 안에 나무 한 그루를 죽일 수 있다.” 파리시에 의하면 이들은 록키 산맥을 지나 캐나다의 앨버타까지 퍼졌다고 한다.

“기온이 올라가서 이들 해충이 번식하기 완벽한 조건이 되었다. 원인은 기후변화다. 북미 서부에서 해충 때문에 죽은 나무는 수천만 그루다. [이 해충들은] 미국의 숲과 전세계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요인 중 하나다.” 몬태나 대학교 산림 곤충학 교수 다이애나 식스의 말이다.

브라질의 기후학자 카를로스 노브레는 기후변화 때문에 아마존의 생태계가 티핑 포인트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한다. 물순환이 회복되지 못하고 숲이 사라질 위기라는 것이다. 열대림이 사바나로 변하면 탄소 보유량이 크게 줄어든다. 이로 인해 탄소 배출이 증가하면 기후변화가 가속화된다.

삼림 파괴, 기후변화, 불 사용 증가가 합쳐져 “아마존이 티핑 포인트를 넘기고 20~25%의 숲이 사라져 숲이 없는 생태계로 바뀔 수 있다. 현재 숲은 약 18%가 사라진 상태다.”라고 한다.

지난 십여 년간 가뭄과 범람이 심각했던 것은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0년 동안 아마존 남부와 북부의 건기가 길어진 것이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징후라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크고 오래된 나무와 숲을 파괴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유전적으로 특정 해풍에 강한 나무들을 찾고 있다. 이들을 대량 번식시켜 심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능하다.

길게 보면 나무들은 살 수 있는 기후라면 어디에든 자랄 것이다. 수목 한계선은 이미 산 위로 올라가고 있고, 원래는 나무가 없었던 북극 툰드라 지역까지 북상하고 있다.

트리 캐나다의 파리시는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정부와 사람들은 이미 기후변화가 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받았다. 대규모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환경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자연 #바오밥 #생태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