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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소매 대기업 아소스가 실크, 캐시미어, 깃털, 모헤어 사용을 금지한 이유

그러면 입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온라인 소매 대기업 아소스는 2018년 1월부터 실크, 캐시미어, 모헤어, 깃털, 다운, 뼈, 치아, 조개껍질(자개 포함)이 들어간 모든 옷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6월 25일에 밝혔다.

아소는 지금도 자사의 동물 복지 정책에 따라 공급사들이 앙고라(토끼털)와 몽골 양 모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가죽, 울 등의 동물 털을 사용하기는 하나, ‘바람직한 축산업을 하는 식육 업계에서 공급하는 부산물’만 허용한다.

동물보호단체 PETA는 850개 이상의 레이블을 판매하는 아소스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패션을 위한 동물 양육과 도살에 대한 대중의 엄청난 태도 변화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소스 등의 소매 기업들이 ‘가죽과 울도 버리고 100% 비건으로 갈 것’을 촉구했다.

윤리적 패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특정 축산물 사용을 금지한 소매 기업은 아소스만이 아니다. 탑샵, H&M, 갭 등 역시 모헤어 사용 중단을 선언했으며, 3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앙고라 사용을 금지했다고 PETA는 밝혔다.

논란이 되는 특정 소재들에 대한 동물 복지 이슈를 살피고 윤리적 소비자들을 위한 대안을 검토했다.

 

모헤어

모헤어는 앙고라 염소 털로 만드는 비단과 비슷한 섬유이다(앙고라의 원료가 되는 앙고라 토끼와는 다르다). 니트, 담요, 슈트, 가정용 직물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모헤어의 50% 이상은 남아공에서 생산되나, 미국(텍사스), 터키,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도 생산한다.

ⓒmornay via Getty Images

2018년 5월에 PETA는 모헤어를 생산하는 남아공 농장 12곳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동물학대의 생생한 잠입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염소를 불구로 만들고, 던지고, 의식이 있을 때 목을 베는 등의 학대가 이루어졌다. 이 영상 이후 규탄이 이어져, 아소스를 비롯한 소매기업 140곳이 모헤어 납품을 금지했다.

남아공 뉴스 웹사이트 인디펜던트 온라인에 의하면 남아공 모헤어 업계에는 6천 명이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학대가 만연하다는 주장을 부정했다. 모헤어 SA의 임원은 영상에 찍힌 농장들이 유독 나쁜 곳들이며 업계 전반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인디펜던트 온라인에 말했다.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농장 두 곳에서 학대가 목격되었고, 그들의 생산품은 경매에서 제외되었다.”

 

실크

실크는 누에나방이 낳은 알에서 부화되어 나오는 누에 유충의 침에서 나온다. 유충은 부화 뒤 6주 동안 거의 뽕나무 잎만 먹는다. 침샘에서 나오는 실크 섬유로 번데기를 자아낸다.

번데기가 완성되고 나면 뜨거운 공기를 쐬거나 삶아서 유충을 죽인 뒤 실크를 얻는다. 뜨거운 물에 번데기를 넣어 풀어지게 한 다음 실크 섬유를 채취한다. 실크 1파운드를 만드는데는 유충 2500마리 정도가 필요하다. 주요 생산국은 중국, 인도, 우즈베키스탄, 브라질이다.

나방으로 자라게 한 다음 놓아준 뒤에 실크를 수거하는 농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 실크’는 품질이 낮을 수 있으며, PETA는 투명성이 부족해 전통적 실크도 평화 실크로 팔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실크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바이오테크 기업 볼트 스레드는 거미 DNA에 기반한 단백질을 사용해 실크를 만든다. 스텔라 맥카트니와 파트너를 맺고 있다.

 

캐시미어

ⓒStringer . / Reuters

캐시미어는 염소의 아주 가는 털을 모아 만든 럭셔리 섬유이다. 고급 캐시미어 스웨터 한 장을 만드는데는 염소 5마리 정도의 털이 필요하다. 대부분 중국과 몽골에 이르는 아시아의 고비 사막에서 생산된다.

PETA에 의하면 캐시미어 염소들의 털을 채취하는 것은 주로 겨울에 이루어져, 낮은 기온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없게 된 염소들이 사망한다고 한다.

 

깃털과 다운

ⓒJacopo Raule via Getty Images

깃털과 다운은 따스한 재킷에 들어가는 것 외에도 쥬얼리, 보아, 슈러그, 모자에 사용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윤리적 패션을 생각할 때 이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소재다.

중국은 전세계 다운과 깃털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오리에게서 얻는다(식용으로도 사용한다).

털을 뽑기 전에 도살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산 채로 털을 뽑는 일이 생기는데, 이에는 고통과 괴로움이 따른다. 2012년에 동물 권리 활동가들은 헝가리에서 산 채로 거위 털을 뽑는 사례를 발견했다. 이 거위들은 억지로 먹이를 먹여 간을 크게 만드는 푸아그라 생산용으로도 사용되었다. 2016년 PETA가 수사한 중국 공급업체 66곳 중 절반 가까이는 다운 생산시 산 채로 털을 뽑았다.

업계측에서는 다운도 윤리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다운 공급 업체 앨라이드(Allied)의 대니얼 우레츠키 대표는 가디언에 다운 사용 금지는 실수라고 말했다.

“다운은 환경 친화적이다. 식품 업계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의류 업체에서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사람들이 오리를 먹으므로 [오리 사육과 도살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입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어려운 문제다. 예를 들어 면 생산에는 물이 엄청나게 들어가며, 노동자 학대(특히 우즈베키스탄)와도 연관이 있었다.

비스코스와 레이온 등의 합성 섬유는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해양 생물들을 죽인다. 그리고 아크릴 섬유 등은 미세 플라스틱 오염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PETA는 혁신을 믿는다. “파인애플 가죽,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섬유, 다운의 대안인 종자섬유 등 새로운 비건 섬유들이 주도하고 있다.” PETA의 기업 프로젝트 담당 이본느 테일러가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섬유들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우리의 패스트 패션 습관을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보다 덜 윤리적인 섬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생산량과 가격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To Die For: Is Fashion Wearing Out the World?’의 저자인 저널리스트 루시 시글은 패션과 윤리를 하나로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주류가 아닌, 패스트 패션 모델을 피하는 윤리적 브랜드들을 소비하고 옷을 덜 사고 더 오래 입어야 한다고 쓴 바 있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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