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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은 정말 해볼 만한 경기일까?

되지도 않을 것을 된다고 믿게 만들어 힘들게 하는 게 ‘희망고문’이다.

손흥민이 멕시코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3분 극적인 왼발중거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손흥민이 멕시코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3분 극적인 왼발중거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FIFA

“통계 288-손흥민의 ‘기절할 정도로 놀라운 골’(stunner)이 터지기 전까지, 월드컵에서 288분 동안 골이 없었다는 것은 한국의 ‘이빨없음’(toothlessness:공격력 부재 의미)을 보여주는 사례다.”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피파랭킹 57위)이 멕시코(15위)한테 1-2로 진 뒤 국제축구연맹이 ‘경기 요약’ 통계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한국은 이날 공 점유율에선 42%로 뒤졌으나 슈팅 시도에서 17-13으로 멕시코에 다소 앞섰다. 유효슈팅도 멕시코보다 1개 많은 6개로 지난 스웨덴(24위)과의 1차전 때 유효슈팅 0의 굴욕에서 벗어났다. 무엇보다 주득점원인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 후반 추가시간 3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포로 첫 골맛을 본 것은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27일 밤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독일(1위)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이 실낱같은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낼 수 있을까? 한국이 반드시 독일을 이기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은 뒤 골득실까지 따져야 하는 등 확률상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되지도 않을 것을 된다고 믿게 만들어 힘들게 하는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우선 1, 2차전을 통해 독일이 4년 전 우승 때보다 골결정력이 크게 떨어지고 포백에도 허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난 점은 신태용호가 한번 붙어볼 만하다는 전망을 나오게 만든다.

독일은 스웨덴과의 2차전에서 티모 베르너(22·라이프치히)를 최전방공격, 마르코 로이스(29·보루시아 도르트문트)-율리안 드락슬러(25·파리 생제르맹)-토마스 뮐러(29·바이에른 뮌헨)를 2선 공격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으며, 16개의 슈팅을 시도하고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고 2골을 넣었다. 공 점유율도 71%로 크게 우세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5분 플레이메이커 노릇을 하는 토니 크로스(28·레알 마드리드)의 골을 터지기 전까지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3분 로이스의 골도 엉성하게 들어갔다.

1, 2차전에서 1골도 넣지 못한 독일 최전방공격수 티모 베르너.
1, 2차전에서 1골도 넣지 못한 독일 최전방공격수 티모 베르너. ⓒFIFA
독일 중앙수비의 핵 제롬 보아텡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 당하고 있다.
독일 중앙수비의 핵 제롬 보아텡이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두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 당하고 있다. ⓒFIFA

주득점원인 베르너와 뮐러는 이날 각각 슈팅 1개로 부진했다. 멕시코한테 0-1로 질 때는 무려 26개의 슈팅을 시도하고 9개의 유효슈팅을 날렸으나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때도 뮐러는 슈팅 0개, 베르너는 3개였다. 2경기 42개의 슈팅 시도 중 2골 밖에 넣지 못한 것이다. 유럽예선 10전 전승, 43골 4실점의 독일로서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다.

포백라인은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양쪽 풀백이 공격에 가담했다가 복귀가 더뎌 양쪽 측면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잦았다.

더욱이 주전 중앙수비수인 1m92의 장신 마츠 후멜스(30·바이에른 뮌헨)가 목을 다쳐 스웨덴과의 경기에 못 나온데다 역시 1m92의 제롬 보아텡(30·바이에른 뮌헨)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설 수 없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제바스티안 루디(28·바이에른 뮌헨)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등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베테랑 미드필더인 메수트 외칠(30·아스널)은 부진으로 스웨덴전에 아예 빠졌다.

장현수가 전반 23분 멕시코 측면 공격을 저지하려다 핸드볼 반칙을 범하고 있다.
장현수가 전반 23분 멕시코 측면 공격을 저지하려다 핸드볼 반칙을 범하고 있다. ⓒFIFA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경기 뒤 목발에 의지한 채 나간 ‘캡틴’ 기성용(29·스완지시티)의 출장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코칭스태프는 중앙수비를 맡아 이날 2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장현수(27·FC도쿄) 딜레마에도 빠져 있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았던 이재성(26·전북 현대)의 부진은 안타깝다. 한준희 해설위원(KBS)은 “멕시코처럼 독일을 상대해야 한다. 철저한 대형 유지, 그리고 세밀한 역습 매뉴얼을 통한 빠른 공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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