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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패배 직후, 박지성은 "지금의 축구 현실이 여기까지"라고 했다

"보이는 것만 바꿔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 허완
  • 입력 2018.06.24 15:49
  • 수정 2018.06.24 15:54

 

 ″오늘 선수들의 모습은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한국-멕시코 경기가 끝난 직후, 박지성 SBS 해설위원이 꺼낸 말이다.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 위원은 한국 대표팀이 1대2로 멕시코에 패했지만 선수들을 크게 탓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단지 우리의 축구 수준, 지금의 축구 현실이 지금 여기까지인 걸로 판단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그는 ”보이는 것만 바꿔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두운 것들”을 털어내야 한국 축구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4년마다 매번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박 위원이 언급한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두운 것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박지성 :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거에 대해서는 저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단지 우리의 축구 수준, 지금의 축구 현실이 지금 여기까지인 걸로 저는 판단이 내려지고요. 우리가 더 잘하기 위해서는 대표팀 선수들에 대해서 선수들이 더 능력을 키우라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지금 보이는 것만 바꿔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두운 것들을 얼마나 털어내고 그 벽을 깨부수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배성재 : 생각보다 갈 길이 멀겠군요.

박지성 : 네.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 축구인들이 힘을 합쳐서 희생을 감내해서라도 뭔가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4년마다 매번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게 될 거라고 저는 보여집니다.

ⓒSergei Savostyanov via Getty Images

 

한편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현지시각) 발행된 독일 ’빌트(Bild)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늘 백지 상태(Tabula Rasa)에서 시작하길 좋아한다”고 꼬집었다.

이 발언은 ‘대한축구협회와 연락을 계속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연락을 주고 받은 게) 없다. 내가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은 감옥에 갔거나 다른 부서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한국의 축구협회의 역사나 한국인들의 정서를 아는 사람이라면 항상 그런 걸 염두에 둬야 한다. 나는 2년9개월 동안 감독으로 있었고, 지난 50년 동안 (한국 국가대표팀) 최장수 감독이었다! (...) 한국에서 무언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곧바로 희생양이 바쳐져야 한다. 이건 문화적으로 뿌리박혀 있는 것이다. 축구에서 (희생양은) 항상 감독이 된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나는 경질됐지만 그곳에서의 내 기록을 찾아본다면 누구든 내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는 승률이 67%인데도 쫓겨났다. 한국을 러시아 월드컵 진출로 이끈 승점 15점 중 13점은 나와 내 스태프에게서 나왔다.”

그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직후 축구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가 이번 월드컵을 1년여 앞두고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경질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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