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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환자에게 '적당히 하라'며 호통친 일본 국회의원

상징적인 사건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06.21 11:16
  • 수정 2018.06.21 11:35
ⓒWikipedia

일본의 한 중의원이 간접흡연의 피해를 호소하는 말기 폐암 환자에게 ”적당히 하라”며 야유를 보내 물의를 빚었다.

버즈피드 재팬은 지난 15일 일본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초청받은 일본 폐암환자연락회의 이사장 하세가와 카즈오(47세, 스테이지 4) 씨가 일본 유신회 의원 우라노 야스토 의원의 야외 흡연에 대한 질문에 답하던 중 야유가 나왔다고 전했다.

하세가와 씨는 ”원칙적으로 폐암환자들에겐 야외에서도 간접흡연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울 곳이 없다는 흡연자분들의 마음도 안다”며 배려 차원의 발언을 하던 중이었다. 그때 ”적당히 해라!”라는 야유가 의원석으로부터 쏟아졌다.

버즈피드 재팬은 당시 야유를 퍼부은 의원이 아나미 요이치라는 것을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확인했으며 곁에 있던 자민당 의원들 역시 아나미 의원의 호통을 들으며 웃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로 부터는 ”귀를 의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간접흡연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야유를 보낸 이번 사건은 일본 정치의 지형과 맞물려 무척 상징적인 단면을 보여 준다. 

자민당이 반대하면 법안을 통과시키기 힘든 일본의 의회 상황에서 공공장소 흡연 문제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은 공공장소의 간접흡연 대책을 두고 국회에서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가장 첨예한 것은 음식점 내 흡연이다. 

자민당은 음식점 내 금연을 원칙으로 하는 후생노동 서안에 반대하고 일정 면적 이하의 가게는 ‘흡연‘, ‘흡연 제한’ 등으로 나누어 표시하면 흡연을 계속하게 하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타협안으로 100㎡ 이하의 가게는 금연 원칙에서 예외로 두는 등의 경과 조치가 마련되어 이 개정안을 두고 ”골자가 빠진 개정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말기 암 환자인 하세가와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다 놓고 야유를 보낸 데 대해 일본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일본 최대의 포털 야후 재팬의 댓글난에는 ”국회의원 월급을 빼앗아서 암 환자의 치료에 사용해라”, ”저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창피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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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의원 #폐암말기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