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6월 20일 15시 44분 KST

포르노는 1세기 이상 보수 집단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트럼프는 인터넷 포르노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트럼프가 말이다...)

Aaron Bernstein / Reuters

다이앤 블랙 하원의원(공화당-테네시)은 포르노가 음란할 뿐 아니라 죽음을 부른다고 주장한다. 지난 달에 블랙은 포르노가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근본 원인’이며, 젊은 남성들이 학교 친구들과 교사들에게 총을 쏘는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블랙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비웃기야 쉬운 일이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블랙 만은 아니다. 올해 캔자스 상원은 포르노를 공중 보건 위기로 규탄하기로 투표했다. 주 의원들이 발기 부전부터 성적 인신매매에 이르는 문제들이 포르노 때문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하원 역시 투표를 통해 올해 포르노는 ‘공중 보건 위험’이라 규정했다. 포르노가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부르고, 친밀한 관계 형성 및 유지를 어렵게 하며, 건강하지 못한 뇌 발달과 인지 기능을 초래하며, 일탈적, 문제적, 위험한 성적 행동에 일조한다”는 이유였다.

최근 2년간 포르노가 공중 보건 위기라고 선언한 다른 주도 다섯 곳 있었다.

테네시 주지사직을 노리고 있는 블랙과 포르노를 공격하는 다른 정치인들은 포르노를 미국 사회의 가장 끔찍한 문제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 이것은 예전부터 반복되어 왔던 미국의 전통이다. 포르노는 의견 분열을 유발하고, 정치인들은 자신이 미는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그 분열을 이용한다. 수십 년 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미 역사상 포르노에 대해 가장 지독했던 사람은 아마 우체국 검열관이었던 앤서니 콤스톡이었을 것이다. 남북전쟁 직후 콤스톡은 의회와 그랜트 정권을 설득해 외설적인 내용물을 우편으로 보내는 것을 금지시켰다. 콤스톡에게 있어 포르노와 욕정은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의 핵심이었다. 1893년에는 ‘젊은이들의 함정’(Traps for the Young)이라는 책을 내, 외설물에 대한 챕터의 첫 문장에서 사탄을 언급했다(‘우편으로 오는 죽음의 덫’이라는 제목이었다). 음란물에 의해 힘을 얻는 욕정은 ‘모든 다른 범죄의 변함없는 동반자’라고 그는 주장했다.

정치인들은 콤스톡의 지옥불 같은 메시지를 좋아했고, 이른바 콤스톡 법을 통과시켜 피임기구, 섹스 토이, 포르노 등의 ‘음란한’ 물건을 우편으로 보내는 것을 금지시켰다. 19세기에 콤스톡이 추진했던 반 음란법을 지지한 클린턴 미리엄 하원의원(공화당-뉴욕)은 포르노가 “우리 젊은이들의 도덕을 상품으로 만들어 이 공화국의 미래를 파괴할 위협을 준다”고 말했다.

20세기에 냉전이 진행될 때 일부 국회의원들은 공산주의가 미국의 도덕을 해체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들은 포르노도 함께 비난했다. 1965년의 프로파간다 영화 ‘이윤을 위한 변태적 행동’(Perversion for Profit)은 포르노의 ‘도덕적 부패가 공산주의 달인들이 퍼붓는 사기 행각에 대한 우리의 저항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마약 단속 광기와도 비슷하게, 반 포르노 영화들은 멜로드라마를 사용해 미국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 않나 걱정하는 겁에 질린, 피해망상적인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canjoena via Getty Images

백악관도 이 메시지를 사용했다. 1967년에 린든 존슨 대통령은 포르노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음란물과 포르노에 대한 대통령 위원회를 만들었다.

미국의 음란물법에 대한 혼란이 널리 퍼져나갈 당시였다. 법원은 음란물의 개인 소지 금지가 헌법적으로 타당한지 고려하고 있었다. 1969년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이윤을 위한 변태적 행동’의 프로듀서를 위원회에 앉혔다. ‘치안’을 중요시하는 정치인들과 전지전능한 J.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이 음란물에 맞서는 것은 1960년대의 타락에 분노하던 성난 유권자층을 집결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위원회는 포르노가 사회적 큰 문제가 아니며, 음란물 단속보다는 성교육 개선에 힘쓰는 게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존슨이 만든 위원회는 포르노의 영향을 살피는 연구 80건 이상의 기금을 지원했으나, 위원회 자체가 존슨의 의제를 돕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었다는 시각도 있었다. 위원회는 교육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존슨의 중요한 공약이기도 했다.

위원회는 1969년에 결론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존슨에서 닉슨으로 바뀌어 있었다. 닉슨은 이 보고서의 ‘도덕적으로 타락한 결론과 주요 추천 사항’을 거부했다. 닉슨은 자기측 사람들을 위원회에 심었는데도 자신의 ‘음란물에 대한 십자군 전쟁’에 도움을 주지 않아서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5년에 에드윈 미즈 법무장관의 이름을 딴 위원회를 만들어 포르노를 연구하게 했다. 미즈 위원회는 포르노가 성매매를 용이하게 하며 조직 범죄와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각 주가 음란물을 경범죄가 아닌 중죄로 처벌할 것을 권했다.

닉슨처럼 레이건도 ‘치안’을 중요시하는 후보였다. ‘가족의 가치’를 내세워 선거운동을 펼쳤다. 미즈 보고서 이후 연방정부에 의해 음란법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의 수는 1986년의 10명에서 1987년에는 71명으로 늘었다. 당시 연설에서 레이건은 포르노 제작자들에게 “당신들의 업계가 끝날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경고를 날렸다. 포르노 제작자들을 투옥시키는 조치는 유권자들에게는 대통령 측이 범죄와 음란물에 대해 가차없이 대처한다는 메시지가 되었다.

레이건이 위원회를 만들기 전에도 노스 캐롤라이나의 선동가적 공화당 상원의원 제시 헴스는 포르노 업계에 대해 센세이셔널한 비난을 퍼부었다. 1984년에 헴스는 포르노 소비 증가가 “기록적인 수준의 난잡한 성행위, 성병, 헤르페스, AIDS, 낙태, 이혼, 가족 해체 등 관련 문제”를 이끈다고 발언했다. 헴스가 지금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지난 20년 동안 포르노의 접근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지만, 폭력범죄는 상당히 줄었기 때문이다.

블랙 하원의원 같은 현대의 콤스톡들을 다시 보자. 이들이 포르노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미국이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블랙이 NRA에서 돈과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정치인들은 포르노를 정치적으로 계속 이용한다. 심지어 최근까지는 포르노를 좋아하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마저도 이 전통을 이어받았다. 플레이보이 표지에 등장했던 사람, 포르노 배우와 바람을 피우고 입막음으로 돈을 주었다는 혐의를 받는 사람, 최소 16명의 여성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는 트럼프가 말이다. 트럼프는 금욕만을 강조하는 교육을 하도록 로비하고 있으며 인터넷 포르노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포르노에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 통념에 어긋나는 섹스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불러일으키는 분노, 공포, 분개가 편리한 정치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말하면, 포르노를 문화적 위협으로 묘사하는 것은 지극히 얄팍하고 낡은 수법일 뿐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