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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15일 12시 07분 KST

칸 황금종려상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일본 정부의 표창을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

일본 우익 정치인과 넷우익의 비난이 가해졌다.

Tristan Fewings via Getty Images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도둑 가족’(한국 개봉 제목은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일본으로서는 나라 전역에서 축하를 해줄법한 일이었지만, 아베 신조 총리는 공식적인 축하를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평소 일본 정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불편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있었다.

지난 6월 7일 열린 일본 참의원 문화교육과학위원회에서는 한 야당 의원이 정부의 이런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축하하지 않을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이에 하야시 요시마사 문부과학대신은 “‘도둑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뒤늦게 축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직접 거절의 뜻을 밝혔다.

지난 6월 7일,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사실 수상 직후 일부 단체나 지자체에서 이번 수상을 축하하고 싶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모두 거절하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큰 이야기’에 휩쓸려가는 상황에서 영화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큰 이야기’(오른쪽이든, 왼쪽이든)에 대치해 그 이야기를 상대화할 수 있는 ‘작은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

“물론 과거 패전 이후 부흥의 시기에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이나, 고베 지진 이후 큰 활약을 보인 오릭스 구단의 선수를 표창하는 것의 의미와 가치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영화가 한때 ‘국익’이나 ‘국책’과 일체화되어 큰 불행을 초래한 과거가 있었다. 이를 반성한다면 거창하겠지만, 공권력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이런 입장에 대해 일본 우익들의 비판이 가해졌다.

고레에다는 이 글에서 ‘도둑가족’이 문화청의 보조금을 받아 제작됐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 ‘익사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에 대해 일본 넷우익은 “나라와 거리를 유지하겠다며 지원금은 왜 받았나”라거나, “나라에서 받은 돈으로 일본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또한 일본 군마현의 한 시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공권력으로부터 깨끗하게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발언에 기가 막혔다. 마치 원전 반대의 뜻을 나타내면서 국가에서 원전폐기 명목으로 보조금을 받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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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에 대해 일본 내 영화감독과 평론가들의 반론도 이어졌다.

1. 문화청 보조금에 대한 오해

일본 영화평론가 신카와 키시는 “‘고레에다 감독이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괘씸하다’는 비난은 너무 바보같다”며 “그건 정확히말하면 문화청 소관의 예술문화진흥회가 준 것이며 이 조직은 독립행정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예술문화진흥회의 재원은 예술문화진흥기금인데, 이 기금은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과 개인의 자금이 모여 조성된 것이다. 세금이 쓰인 건, 반세기 전의 일이다. 전액을 정부가 출자하는 건 아니다.”

2.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면 정권에 충성해야 하는가란 문제

‘선거’, ‘항구마을’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소다 카즈히로는 “나라의 지원을 받은 사람은 나라를 비판하지 말라는 건 전체주의적인 사고”라며 “공공지원은 우파부터 좌파까지 모든 생각과 사상을 포괄해야 한다. 어느쪽이든 기준을 충족한다면 당연히 보조금이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익사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아베 신조 정권은 영화를 애국심 고취와 역사 수정주의를 강조하는 선전화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메이지유신 150주년 기념으로 메이지시대에 대한 영화와 TV프로그램에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익사이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일본 정부의 표창을 거부한 것도 이런 분위기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 듯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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