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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8세 성인' 민법 개정에 포목 업계가 울상인 문화적 이유

일본에선 성인식이 대단한 행사다

  • 박세회
  • 입력 2018.06.14 16:39
  • 수정 2018.06.14 16:43
ⓒNurPhoto via Getty Images

일본에서 젊은 층의 사회 참여를 늘리기 위해 민법을 개정했는데 의외의 업종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본 6월 13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4년 후인 2022년 4월 1일부터 성인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개정 민법을 가결했다.

이 법안이 미치는 효과는 광범위하다. 이 법안으로 18, 19세 역시 ‘성년’으로 취급되어 부모의 동의 없이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유효기간이 10년인 여권을 취득할 수 있으며, 18세에 이중 국적 중 한 국적을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14일 니시니혼 신문의 보도를 보면 포목 업계는 울상이다. 성인식에 입는 미혼 여성의 예복인 ‘후리소데’ 판매량이 급감할 것을 우려해서다. 일본에서는 ‘성년의 날’을 국가 축일로 정하고 매년 1월 둘째 주 월요일에 지자체별로 거대한 성인식을 치른다. 도시의 돔구장이나 작은 단위의 지자체의 지역 센터에서 합동으로 치르기도 하는 거대한 행사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이날 남자는 ‘하카마‘를 여자는 ‘후리소데’를 입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여성의 전통의상 후리소데는 성인식에 한번 결혼식에 한번, 일생에 두 번 입는 옷이라 부모나 조부모가 지갑을 열어 5~60만엔(약 5~600만원)을 들여 선물한다. 빌려 입는 데만도 50만원 가량이 든다. 

이 행사를 18세에 치르게 되면, 고등학교 3학년 나이 자녀의 진학과 주머니 사정을 염려한 학부모들이 비용을 지출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것. 1월이면 고등학교 졸업 직전이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성인식 준비를 입시와 병행해야 하고, 대학 입학금과 성인식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니 문제다. 니시니혼은 ”‘성인식엔 교복’이라는 의식이 확산하면 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니시니혼 신문은 전국의 기모노 업체들의 모임인 ‘일본 기모노 연맹’이 지난해 12월 법무부와 중의원·참의원 양원에 ”오랜 관습으로 정착되어 있다”라며 20세 성인식 참여 유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입법부와 사법부가 실정에 맞게 대응할 수 있도록 방법을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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