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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정말 북한에 '너무 큰 양보'를 한 걸까?

트럼프가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8.06.13 15:51
  • 수정 2018.06.13 16:06
ⓒKCNA KCNA / Reuters

한·미 연합훈련은 북을 그만큼 고통스럽게 하는 확실한 북한 비핵화 압박 카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폐기에 시동도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선물을 북에 안겨 버렸다. (조선일보 사설 6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한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데 합의하면서 트럼프는 북한을 분노하게 했던 문제에 대해 김정은에게 다른 많은 이들이 하지 않았던 양보를 했다. (NBC뉴스 6월13일)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어떤 신호도 없는 상황에서 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많은 한국인들에게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한국과 미국 언론들은 이런 우려를 쏟아냈다. 한국에서는 보수성향 언론이, 미국에서는 진보성향 언론이 비슷한 관점을 취했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핵심 취지는 같다. 

이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은 ① 북한에 대한 부적절한 양보이자 ② 실패한 협상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입증할 어떤 구체적 조치도 약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원하는 ‘선물‘을 던져줬다는 논리다. 쉽게 말해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

ⓒJonathan Ernst / Reuters

 

그러나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VOA 인터뷰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꽤 큰 양보”라면서도 ”하지만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런 양보는 쉽게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매우 쉽게 뒤집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역시 진지하게 말했지만 합의의 일부분은 아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유일한 것은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건 쉬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부품 시설들을 해체하지 않는다면 군사훈련을 쉽게 재개할 수 있죠.” (VOA 6월13일)

ⓒJonathan Ernst / Reuters

 

제프리 전 부보좌관의 말처럼, 한미연합훈련은 미국과 한국이 합의하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와는 달리, 다른 국가의 동의나 참여, 설득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양보이긴 하지만 당장은 잃을 게 별로 없는 ‘쉬운 양보’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가성비’ 좋은 협상 카드이기도 하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이번 조치를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평가하며 만약 북한이 약속했던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훈련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비용’ 등을 언급하며 훈련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한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염두에 두고 비용 문제를 언급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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