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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주변국들에겐 대단한 홍보쇼 이상의 의미가 있다

허프포스트 각 에디션의 반응을 모았다.

  • 김도훈
  • 입력 2018.06.13 15:05
  • 수정 2018.06.13 15:09
ⓒANTHONY WALLACE via Getty Images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도널드 미국 대통령이 6월 12월에 역사적 정상 회담을 갖고 악수를 할 때, 전세계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생방송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북한의 직사선 안에 있는 두 나라인 일본과 남한의 경우 이건 그저 TV만 보고 넘어가는 일이 아니었다. 허프포스트코리아의 김도훈 편집장은 “만남 자체가 기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이 거대한 PR 스턴트의 일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이번 회담은 진정한 진전으로 느껴질 것이다. 한국인들이 몇 달 전 만하더라도 핵전쟁의 가능성에 두려움을 가졌다는 것을 상상해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김도훈 편집장은 ”소셜미디어의 많은 한국인들, 심지어 진보로 분류할 수 있는 한국인들조차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게 북한 인권 관련 질문을 던진 미국인 저널리스트에게 분노를 표했다”며 ”이것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이번 회담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 발표가 있은 뒤 한국의 여론은 대부분 긍정적이었으며,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역시 크게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6월 사이의 북한 관련 서적 판매량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판매량을 넘어섰으며, 한국 최대 규모 온라인 맛집 가이드 식신은 이번 주부터 북한에 있는 식당 섹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전부가 긍정적인 관점을 지닌 것은 아니다. 중앙일보 통일전문기자인 이영종 은 이번 정상회담을 ‘리얼리티 쇼’라 불렀다. 이영종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라는 훌륭한 연기자를 싱가포르라는 무대에 세웠고, 주최측 관점에서는 쇼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김정은은 정당한 출연료를 받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와 김의 합의문은 네 가지 조항을 골자로 한다. 북한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하여 노력할 것’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 등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추가 논의의 길은 열렸다. 대신 미국은 북한에 안전담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아주 중요하고 포괄적인” 합의문이며, “굉장히 자세하게” 협의할 것이라 했다.

ⓒSUSAN WALSH via Getty Images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한 것을 반겼다. 북한이 냉전 시절 납치한 일본인들을 모두 송환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측의 요구였다. 북한 비핵화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합의문 역시 환영했다. ”포괄적 해결책으로 가는 한 걸음으로 본다.” 아베의 말이다.

그러나 일본의 분위기는 “반기는 동시에 회의적”이라고 라이언 다케시타 허프포스트 저팬 편집장은 말한다. “역사적 돌파구이지만, 세상은 조금 더 회의적이 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이 아버지와는 다르고 세계 평화에 참여하기 위해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트럼프와 김정은 둘 다 인권 문제에 대해 명확히 발언하지 않았고, 과거에도 북한은 여러 번 무장 해제에 동의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걸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김정은은 독재자인가, 세계를 바꿀 젊은 스위스 유학파 지도자인가? 동아시아에 진정한 평화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이 질문을 게속해서 던져야 한다.”

유럽에서 보기에는 “가능한 최선의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독일 경제학자이자 북한 전문가인 뤼디거 프랑크는 말한다.

“빠른 해결책은 현실적이지 않다. 나중에 지키지 못할 원대하고 확고한 약속을 하면 자신감을 잃게 된다. 두 정상은 즉시 전반적으로 협력에 동의하고 기반을 닦았다. 2, 3, 4단계가 뒤따를 것이고, 우리는 그때 진정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프랑크가 허프포스트 독일에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와 베이징 주재 독일 대사를 지낸 독일 국제 안보 문제 연구소 연구원 폴커 슈탄첼은 두 정상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쇼 효과를 원했다. 언론인 수천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세계 최악의 독재자 중 하나와 웃으며 악수를 나누었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최근 G7 동맹국들과 대립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정은의 목표는 … 주한 미군 철수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다. 정상회담 합의문만으로도 중국이 나서서 UN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 그러니 김정은은 보다 많은 경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슈탄첼이 허프포스트 독일에 설명했다.

“‘전통적 외교’의 감각으로 보면 김정은은 사전에 동의했던 것보다 약한 핵비무장을 제안했다. UN이 감독하는 단계적 핵무기와 핵시설, 미사일의 해체, 핵확산방지조약 재가입은 아예 언급되지도 않았다. 대체로 보아 양측 모두 많은 것을 얻어냈지만, 아직까지 북한 핵프로그램 해결에 대한 것은 없었다.”

ⓒJonathan Ernst / Reuters

허프포스트 프랑스는 나탈리 르와소 유럽부 장관이 가차없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과 서류에 서명하는 것은 모든 국제 조약을 어겨왔던 사람에게 상을 주는 꼴이다.”

비핀 나랑 MIT 국제관계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의 말은 25년 전에 미국과 맺었던 합동 선언 때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며, 북한이 이제까지 약속해 왔던 것에 추가된 내용이 거의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과 트럼프의 첫 악수는 북한의 핵무기가 김정은에게 세계 무대에서의 합법성을 주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핵무기를 손에 넣으면 당신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미국 대통령도 만날 수 있다.” 나랑이 허프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이다.

With reporting from HuffPost Korea, HuffPost Japan, HuffPost France, HuffPost Germany, Nick Visser in Sydney and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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