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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미국 '레딧'의 반응을 모으면 홍준표와 유시민이 된다

사람 마음 다 똑같다

  • 박세회
  • 입력 2018.06.13 10:51
  • 수정 2018.06.13 11:21
ⓒJTBC/1

12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일반의 반응을 모아보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그 스펙트럼이 매우 비슷하다. 이날 정상회담 뒤에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는 7천 개가 넘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의 반응은 아래와 같다. 

″내가 5살이라고 생각하고, 누가 나한테 정말 북한의 비핵화에 관해 설명 좀 해줄래? 내 말은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의 ‘최고 지도자’는 세계를 특히 미국을 날려 버리겠다고 말해왔는데, 갑자기 자기가 제일 증오하는 사람들이랑 비핵화 협의를 한다고? 트럼프가 이렇게 큰 변화를 끌어내도록 김정은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뭐지? (DroDaBro/Reddit)

″북한 입장에서 이번 협상의 결과를 봐야 해. (북한 입장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최소한의 동의만을 표하고 한반도에서 미군의 존재를 없애는 게 목적이었어. 김정은 입장에선 별로 준 것도 없이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얻어냈으니 이미 큰 진전을 한 거지.”(Louiethefly/Reddit)

″왜 서방 세계가 이 이슈에 미친 장단을 맞추는 거야? 수십 년 동안 장단만 맞춰주고 얻은 것도 하나도 없으면서.”(chrisdemeanor/Reddit)

″북한이 자세한 계획표도 제시하지 않고 비핵화하겠다고 한 게 몇 번인데, 다른 게 뭐야?”(DamNamesTaken11/Reddit)

″난 싱가포르 사람인데, 이제 사람들이 싱가포르가 중국의 속국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기뻐.”(licenselessdriver/Reddit)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김정은에 놀아난 실패한 회담이었다.(중략) CVID에 대한 아무 보장도 없이 한미군사훈련도 취소하고 미군 철수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오로지 김정은의 요구만 들어주고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대실패 회담이었는데, 청와대는 이를 뜨겁게 환영했다.” (홍준표/페이스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탐탐치 않아하는 사람들의 반대 편에는 다 필요 없고 ‘평화만 챙기자’는 사람들이 있다. 

″난 이게 트럼프든 오바마든 클린턴이든 부시든 상관없어. 난 평화만 응원해! 지난여름에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일본 상공으로 여러 번 날린 걸 잊어버린 사람도 있겠지? 누구도 그런 일은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아. 이제 북한도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핵을) 원하지 않아. 간단하게 말하면 북한은 지금 현대화를 위해 핵무기를 팔겠다는 거야. 좋은 해결책이지.”(footlong24seven/Reddit)

″난 트럼프가 멍청이고 그를 뽑은 미국은 바보라고 생각해. 하지만, 그 누구도 그가 지금 북한과 하는 것이 (좋은 의미에서) 미친 짓이라는 걸 부정할 순 없을 거야. 이게 만약 진정한 평화로 이어진다고 해도 트럼프는 여전히 멍청이겠지만, 좋은 일을 한 멍청이로 남을 거야.”(doneentr0pe/Reddit)

JTBC 썰전의 6월 10일과 5월 24일 방송에서 진보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북한에서 핵을 만들지 않는 대신에 체제 안정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하고 없애려는 것. (중략) 소년가장이 핵 만드느라 없는 살림에 엄청 고생했다.” (유시민/썰전)

“북한이 원하는 게 있다. 여러 차례 북한이 그 이야기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 결정해야 한다. 한국은 들어줄 생각이 있다. (중략) 비핵화하고 평화협정 체결하고 북미 관계 정상화하면 국제무대에서의 활동 제재를 없애는 것이다.”(유시민/썰전)

ⓒ뉴욕타임스 영상 캡처

한편 한국 사람들은 좀 처럼 하지 않는 분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인들 중 일부는 김정은과 트럼프를 ‘독재자와 독재자를 좋아하는 대통령’으로 엮는다.

″김정은은 살인적인 왕조의 후계자로 이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부와 안위를 망가지고 억압받는 인민들의 생명보다 중시한다. 이런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랑 악수를 하려면 훨씬 많은 걸 내놨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워싱턴으로 초대했는데, 그건 김정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냥 논의를 하자고 부른 게 아니다.” (TickTockTacky/Reddit)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의 진보 매체들 역시 김정은은 ‘독재자‘로 표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 ‘후버 대통령이 히틀러를 만났을 때 :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를 만난 9번의 순간’이라는 기획 기사를 발행했다.

뉴욕타임스는 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피니언 꼭지 영상을 통해 13세에 탈북한 박연미 씨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 씨는 이 영상에서 ”세계가 역사상 가장 잔인한 독재자 중 하나인 김정은과의 관계 회복을 두고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라며 ”김정은 정권은 강제수용소를 운용하고 인민을 통제하기 위해 고의로 기아에 허덕이게 했으며 자신의 가족을 암살한 지구상 최악의 인권 국가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독재자를 좋아한다는 미국 진보언론의 프레임은 역사가 길다.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CNN방송과 NBC 뉴스는 트럼프가 후세인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독재자나 절대 권력자들에게 유독 후한 평가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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