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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매체들이 '김정은은 독재자'라고 외치는 이유

이 상황이 무척 괴로울 수 있다

인디펜더트가 뽑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의 헤드라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
인디펜더트가 뽑은 정상회담 기자회견의 헤드라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를 치켜세우는 모습.

영미권의 일부 언론들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묘사하는 구도는 ‘독재자와 만난 미국 대통령’이다.

인디펜던트지는 12일 정상이 비공개 회담 직전 가진 짧은 기자회견을 전하며 ”미국의 대통령이 독재자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다”라는 제목을 뽑았다. 해당 기사에서 이 매체는 “악수를 하기 위해 내밀었던 손을 거두며 짧은 순간 그러나 의심의 여지 없이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영상 캡처

뉴욕타임스는 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피니언 꼭지 영상을 통해 13세에 탈북한 박연미 씨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 씨는 이 영상에서 카메라를 향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포옹을 할 때 나는 이렇게 물었다”라며 ”문 대통령은 히틀러라도 저렇게 했을까”라고 밝혔다. 

이어 박 씨는 ”세계가 역사상 가장 잔인한 독재자 중 하나인 김정은과의 관계 회복을 두고 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라며 ”김정은 정권은 강제수용소를 운용하고 인민을 통제하기 위해 고의로 기아에 허덕이게 했으며 자신의 가족을 암살한 지구상 최악의 인권 국가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북미회담 직전인 지난 10일 ‘후버 대통령이 히틀러를 만났을 때 : 미국 대통령이 독재자를 만난 9번의 순간’이라는 기획 기사를 발행했다.

해당 기사에서 에릭 트리키 기자는 ”화요일의 만남은 김정은에게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이루지 못했던 외교적 성과를 부여할 것”이라며 ”지난 70년 북한의 역사 속에 김씨 일가가 미국의 대통령과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을 ‘폭군’(despot)이라 칭하면서도 ”그러나 독재자의 피 묻은 손을 잡는 것은 무척 대통령다운 행동이라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잔혹한 독재자들과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고 밝혔다. 

이 독재자들과 미국 대통령의 만남 리스트를 살펴보면 허버트 후버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조지프 스탈린, 존 F. 케네디와 니키타 흐루쇼프 등이다.

시카고트리뷴의 11일 칼럼을 보면 영미권 진보 매체들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괴로운 심정이 잘 드러나 있다. 해당 칼럼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수장 김정은의 만남은 거대한 성과로 남을 것이다”라면서도 ”만약 당신이 트럼프 지지자라면 말이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어 이 칼럼은 ”트럼프가 북미 정상 회담장에서 입에는 핵탄두를 물고 멍든 두 눈을 하고서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패권을 북한에 물려주는 협상을 하고 나오더라도 이는 역사적인 성과라고 했을 것이다”라며 ”만약 당신이 트럼프의 지지자라면 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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