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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측근들이 캐나다 트뤼도를 맹비난했다. 수위가 꽤 높다.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 허완
  • 입력 2018.06.11 14:50
  • 수정 2018.06.11 16:26
ⓒLeah Millis / Reuters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

″건방진 정치적 스턴트(이목을 끌기 위한 행위)다.”

″지옥에 특별한 자리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동맹국인 캐나다의 지도자를 향해 미국 경제 관료들이 공개적으로 내뱉은 말들이다.

G7 정상회담이 유례없는 분열갈등 끝에 마무리 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측근들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회담에 동행했던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G7 정상회담 폐막 다음날인 10일,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이 G7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서 미국이 빠지기로 한 것은 트뤼도 총리가 ”우리 등에 칼을 꽂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들로는 ”우리는 선의를 가지고 공동선언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캐나다를)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뤼도 총리는 G7 정상회담 마지막날이던 9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는 모든 캐나다인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캐나다인들은 예의바르고 합리적이지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보복 관세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향하던 에어포스원에서 올린 트윗으로 ”매우 부정직하고 나약하다”며 트뤼도 총리를 비난했다. ”우리의 관세는 그의 유제품 270% 관세에 대한 응답일 뿐이다!” 

진행자 : 어떤 부분이 그렇게나 공격적이었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는데.

커들로 :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캐나다를)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관세가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을 말하자면, 그들은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들은 특정 유제품과 식품에 290~295% 관세를 매긴다. 그는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정말이지 그는 우리 등에 칼을 꽂은 것과 다름없다. 그는 정말... 그거 아나? 그는 G7 전체에 해를 끼쳤다. 그는 배신했다.

ⓒYves Herman / Reuters

 

커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에서 ”관세가 아니라 새로운 무역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개혁가”로서 무역 장벽이나 보조금 없는 자유로운 무역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캐나다와 합의 도출에 매우 가까웠다”며 ”우리가 (일찍) 떠나자 트뤼도는 국내용으로 쓰기 위한 이런 건방진 정치적 스턴트를 벌였다”고 말했다.

커들로는 ‘그렇다고 합의까지 해놓은 공동선언문에서 빠질 필요까지는 없지 않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나? 이건 배신(betrayal)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약속을 배신(doubel-crossing)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만 배신한 게 아니라 이 공동선언문을 함께 작업한 다른 G7 회원국들도 배신한 것이다.”

커들로는 북한과의 협상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나약함”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단호한 태도를 취했어야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도 가세했다. 나바로는 같은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지옥”을 언급했다.

진행자 : 두 번째로 큰 우리 무역 파트너를 정말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건가? 

나바로 :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부정직한 외교를 벌이려 하고 문 밖으로 나가는데 등에 칼을 꽂으려는 해외 지도자는 누구든 지옥에 특별한 자리가 있을 것이다. 쥐스탱 트뤼도가 그 스턴트 기자회견으로 한 부정직한 행동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게 바로 나약하고 부정직한 쥐스탱 트뤼도가 한 짓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나바로 위원장의 이 발언이 ”미국의 적국을 상대로도 드물게 쓰이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이례적인 수위의 발언이라는 것.

나바로는 트뤼도 총리의 기자회견을 ”캐나다 근대 역사상 캐나다 지도자가 벌인 최악의 정치적 계산착오”로 지칭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의를 베풀어 ”그 사회주의적인 공동선언문에 서명까지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행기가 캐나다 영공을 빠져나가자마자 트뤼도는 우리 대통령에게 갑자기 주먹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Leah Millis / Reuters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캐나다는 인신공격성 공격으로 외교를 벌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가까운 동맹으로부터의 인신공격성 공격에 대해서는 (대응을) 삼간다.”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G7 회원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공동선언문 탈퇴를 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은 ”우리는 이틀동안 공동 성명과 약속을 도출했다. 우리는 그것들을 지지하며, 누구든 이를 철회하는 건 모순과 일관성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ARD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공동선언문을) 철회한 건 당연히 심각하고 우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천국에는 쥐스탱 트뤼도를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고 적었다. 

 

한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애리조나)은 동맹국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우리 동맹들에게 : 미국의 양당 대다수는 친(親)자유무역, 친세계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공통의 가치에 근거한 70년 간의 동맹관계를 지지한다. 미국은 여러분의 편이다. 우리 대통령이 그렇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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