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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실무협의를 이끈 조 헤이긴이 백악관을 떠난다

백악관의 숨겨진 '어른'으로 불렸던 인물.

  • 허완
  • 입력 2018.06.07 15:59
ⓒJonathan Ernst / Reuters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과의 실무 협의를 주도해 온 존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곧 사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각) 익명의 관계자 4명을 인용해 헤이긴이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 되면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30여명의 협의팀을 이끌고 최근까지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한 측 대표단과 북미정상회담의 경호 및 의전 문제 등을 협의해왔다.  

헤이긴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살림을 책임져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대선 캠프에서의 활동에 이어 2001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임명돼 두 번째 임기가 끝나가던 2008년 7월까지 재직했다.

특히 그는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가 처음 대통령직에 도전했던 1979년부터 수행원으로 일하며 부시 일가의 신망 받는 참모로 활약했다. 1981년 부시가 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개인 참모로 일했다.

ⓒYuri Gripas / Reuters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 있던 그를 취임 당일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헤이긴은 국정 경험 전무한 참모들로 가득했던 트럼프 정부 초기의 백악관에서 풍부한 경험을 선사했다. 동료들은 그를 ”백악관의 어른”으로 부르곤 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존 켈리 비서실장이 겪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헤이긴 역시 통제하기 힘든 트럼프 친구들과 외곽 참모들을 압박해 백악관의 전통적 규범과 규약을 따르도록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WP는 덧붙였다.

조율되지 않은 방문이나 특별 요청을 거부당하곤 했던 트럼프의 오랜 친구들은 헤이긴이나 켈리의 방침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부시 일가에 더 큰 충성심을 가졌다는 시각도 있었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몇 주전 트럼프의 충성스런 지지자들은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 캠페인 배너에 헤이긴과 그의 측근 디스테파노 보좌관의 이름이 적힌 밈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헤이긴-디스테파노 : 미국을 다시 부시답게(Make America Bush Again)”라고 적혀있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헤이긴의 운영 역량을 신뢰하게 됐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운송 조율 같은 복잡한 업무를 달성할 수 있는 견실한 인물로 평가해왔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헤이긴이 (백악관을) 차분하게 만든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그가 운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제도적 지식을 갖춘 믿을만한 자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 6월3일)

‘화이트하우스’라는 미들네임을 가지고 있는 헤이긴은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으나 최근 북한 측과의 실무 협의 과정에서 그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북미정상회담이 촉박하게 준비됐음에도 회담이 예정대로 성사될 수 있었던 건 그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WP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헤이긴이 현재 공석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북미정상회담은 최고의 성과가 될 수 있다. 때가 됐다. 조 헤이긴은 임무를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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