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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코사크 민병대'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게이 키스를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민병대가 말을 타고 채찍을 휘두른다

  • 박세회
  • 입력 2018.06.07 11:02
  • 수정 2018.06.07 11:06
ⓒMLADEN ANTONOV via Getty Images

러시아 월드컵에서 게이들의 키스를 고발하겠다고 다짐한 단체가 있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이슈 중 하나는 LGBTQ(레즈, 게이, 바이, 트랜스, 퀴어)의 물결이 시베리아 대륙에서도 펄럭일지 여부다. 러시아 정부는 무지개 깃발을 막는 등의 공식적 억압 행위는 없을 것이라며 세계화의 추세에 맞추겠다는 분위기지만, 각종 폭력 진압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는 코사크 민병대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뉴스위크는 러시아 전역에서 월드컵 게임이 열리는 11개 도시 가운데 하나인 로스토프나도누 시에서 시 당국의 치안 활동을 돕겠다고 나선 코사크 민병대원들이 ”게이 키스를 보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고 전했다. 

코사크 민병대의 단장 올렉 바란니코프는 ”만약 월드컵에서 남자 둘이 키스를 하면 우리는 경찰에 이를 알릴 것이다”라며 ”경찰에게 이를 알리는 것 까지가 우리의 일이고 그 다음은 경찰의 몫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300명의 코사크인 자원봉사단원들이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는 기간 동안 ”치안 유지를 위해 활동하며 폭력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채찍은 집에 두고 오겠다”고 밝혔다. ‘푸틴의 친위대‘로도 불리는 친정부 성향의 코사크 민병대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푸틴 반대‘를 외치는 여성 인권단체 ‘푸시 라이엇’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공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MLADEN ANTONOV via Getty Images

준군사조직인 코사크 민병대는 제정러시아 시절 맹위를 떨치다가, 1920년 당제 해산된 ‘코사크 기병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법을 제정해 복권 시킨 이 단체는 주로 친정부의 입장에서 시위 진압대로 활동 중이다. 폭력은 행사하지만, 정부 산하의 공식 기관은 아니며, 표면상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 자체가 매우 모호하다.

지난 5월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서 반 푸틴 시위대에게 각목을 휘두르는 등의 폭력을 행사한 단체가 바로 코사크 민병대다. 당시 국제 앰네스티는 ”러시아 경찰은 코사크 복장의 민병대가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며 경찰을 고발했다. 이 때문에 코사크 민병대는 러시아 정부가 우회적으로 무력 진압에 개입하기 위해 만든 가짜 민간단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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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러시아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