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치인 110명 사망, 멕시코 최대의 선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나흘에 한 명 꼴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06.04 11:58
  • 수정 2018.06.04 12:00
녹색환경당(PVEM) 소속으로 지자체 의원 후보로 나선 후아나 이라이스 말도나도.
녹색환경당(PVEM) 소속으로 지자체 의원 후보로 나선 후아나 이라이스 말도나도. ⓒTwitter

“4~5일에 한 명 꼴로 후보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16일 미주기구(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의 사무총장 루이스 알마그로의 말이다. 라틴아메리카의 다국적 미디어 텔레수르는 7월 총선거(대통령 선거 및 지자체장 선거를 포함)를 앞두고 사망하는 정치인의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나 사망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욱 빨리지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텔레수르는 지난 1일에서 2일에 이르는 24시간 동안 3명의 여성 정치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하며 지난 9월부터 최소 110명의 정치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를 보면, 후치탄 시의원에 입후보한 멕시코 제도혁명당(Institutional Revolutionary Party, PRI) 소속의 파멜라 테란 피네다는 2일 새벽 3시께에 자신의 운전사, 사진사와 함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허프포스트 멕시코는 같은 당 소속 산마르코 시의회 입후보자 로드리고 살가도 아가톤이 아카풀코에서 세 명의 남성에게 납치되어 총에 맞은 지 48시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전했다.

24시간 안에는 다른 야당 정치인들이 사망했다. 녹색환경당(PVEM) 소속으로 지자체 의원 후보로 나선 후아나 이라이스 말도나도와(Juana Irais Maldonado) 후안 갈린도 공공보건 교육 위원 에리카 카자레스(Erika Cazares)가 함께 선거구 내 작은 읍으로 선거운동을 다녀오던 길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 2일 사망한 채 발견된 파멜라 테란 피네다. 
지난 2일 사망한 채 발견된 파멜라 테란 피네다.  ⓒFACEBOOK / PAMELAITZAMARAYTERANPINEDA

지역 경찰은 두 사람의 차량이 길가에 버려져 있어 강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테란의 죽음은 멕시코 갱단과의 연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테란 피네다의 부친인 후안 테란이 후치탄 카르텔과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다.

녹색환경당은 ”정부가 선거 국면에서 후보자들이 직면한 폭력과 공격에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으며, 제도혁명당의 대표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는 ”정치적 폭력, 여성을 향한 폭력을 모두 없애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멕시코의 정치인 대상 폭력은 수치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지난 5월 27일 멕시코 정치폭력 반대 단체(Violencia Politica en Mexico)가 낸 보고서를 보면 3월 30일부터 4월 26일까지 3일에 한 번꼴로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이중 이번 선거 후보자가 다수라고 밝혔다. 범위를 넓혀 지난 9월부터의 정치인 대상 폭력사건을 살펴보면 357건에 달하며, 이 중 72%는 야당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 지자체 수를 살펴 보면 폭력 범죄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알 수 있다. 지자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245건인데 이는 전체 멕시코 지자체 수의 10분의 1에 달한다.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상 ‘최대의 선거’로 꼽힌다. 멕시코는 5년 임기의 대통령, 상·하원의원을 뽑는 오는 7월 1일 총선거일에 32개 주 중 30개 주의 지자체 선거를 함께 치른다. 이날 치러지는 지자체 선거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의 시장 선거와 8개 주의 주지사 선거를 포함한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멕시코 #멕시코 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