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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노래를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이유

2. 다시 듣게 되도록 만들어진 곡이다.

  • 김도훈
  • 입력 2018.06.04 11:44
  • 수정 2018.06.04 11:54
ⓒJIM WATSON via Getty Images

어떤 곡은 계속 반복해서 듣게 된다. 왜 그럴까?

 

확실한 정답은 없지만, 어떤 음악은 특정한 감정을 느끼게 하거나,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특정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그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인 경우도 있다.

 

음악 전문가들은 특정 곡이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경우를 분석하고, 왜 반복해서 듣게 되는지를 살폈다.

 

노래가 당신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었다.

특정 곡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자신의 일부와 그 노래를 연결짓기 때문이다.

 

“우리는 음악으로 개인적 정체성을 만든다.” 뉴욕 대학교 음악 세라피 프로그램 담당자 케네스 아이겐의 말이다. “음악은 정체성 구성의 일부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라는 말이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신이 듣는 것이 곧 당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겐은 노래 가사, 비트 등의 특징에 우리의 정체성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감정과 태도가 들어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다시 들을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 우리의 소속감, 우리가 중시하는 가치를 강화하는 셈이다.”

 

데이비스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작곡과 교수 파블로 오르티스는 어떤 곡은 특정한 감정을 담고 있어 과거의 순간과 이어지게 해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15살 때 즐겨듣던 곡을 들으면 언제나 그 당시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소리는 추상적이기 때문에, 감정을 다스리는 뇌의 영역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다시 듣게 되도록 만들어진 곡이다.

우리가 반복해서 트는 곡들 중에는 ‘여름 노래’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이 많다. 빌보드는 5월말부터 9월초에 인기있는 노래를 보통 여름 노래라 칭한다.

 

이 무렵에는 인기곡 너덧 곡이 라디오에서 쉴새없이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의 곡들로는 OMI의 ‘Chherleader’,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Despacito’(원곡, 저스틴 비버가 함께 한 리믹스), 칼리 레이 젭슨의 ‘Call Me Maybe’ 등이 있었다.

 

 

슬롯 머신, 게임, 라디오 광고 등을 작업한 작곡가 겸 사운드 디자이너 로라 테일러는 자꾸 틀게 만들도록 곡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녹음을 경험한 엔지니어로서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사용하는 트릭 중 하나는 버스(verse) 중에 반주를 줄이고, 소리가 좁게 들리게 한다.”

 

“따라부르는 부분인 후렴에서는 반주를 더 많이 넣는다. 기타나 키보드를 여러 겹 입혀 소리를 꽉 채운다. 후렴에서 음량을 조금 더 키우기도 한다.”

 

테일러는 캐치(catchy)한 곡은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간단한 멜로디”의 노래라고 한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여름 노래 중 하나가 메리 J. 블라이지의 ‘Family Affair’라고 하며, 반복과 블라이지의 여러 특징적 매력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메리는 노래를 정말 잘한다. 메리의 노래와 성격, 태도가 합쳐지면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여름이 음악 감상 습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아이겐은 여름 그 자체 때문에 한 곡을 반복하여 듣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여름은 우리 모두에게 신비스러운 영향을 준다. 생활 습관이 바뀌고, 야외 활동을 즐기게 된다. 자연, 야외, 사교 생활로 돌아가는 셈이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게 된다.”

 

라틴계 활동 및 코칭 조직인 라니타 마스터마인드를 만든 임상 심리학자 이사우라 곤잘레스는 특정 음악은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하는 경험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

 

“반복 청취의 이유 중에는 노래 뒤에 숨은 의미, 사람들 사이의 연결도 있다.”

 

노래가 어느 집단에 있어 문화적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곤잘레스는 말한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과 쓰지 않는 사람들 모두에게 인기를 얻었던 ‘Despacito’가 그 예다.

“선율과 반복이 존재했다.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가 있음을 즐겼다. 그리고 그 곡은 크게 히트했다.”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좋은 곡들이 있다.

수십 년 전 곡들 중에도 지금도 사랑받는 곡들이 있다. 아이겐은 2~30대인 학생들이 60년대 곡들을 정말 많이 알아서 매년 놀라게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예술의 형태를 만들 수 있게 했던 그 시절의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모타운 아티스트, 밥 말리와 밥 딜런 등의 뮤지션은 “인간 경험의 전형적인 면”을 건드려, 음악을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시간을 넘어선 힘이 있다고 한다.

 

“두 달 동안 인기를 얻다가 사라져 버리는 상품이 아니다. 그들의 음악은 전혀 다른 동기로 만들어 졌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들이 있다.

아이겐은 90년대 초반에 ‘마카레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농담한다.

 

“귀에 너무나 잘 들어오는 곡들이 있다. 친숙하고 편안해서 자꾸 다시 듣게 된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들을 수 있게 되는 점도 매력이라 한다.

 

당신이 특정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곡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게 꼭 행복이란 법은 없다. 오티스는 그저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특정 감정을 되살려 주기 때문에 어느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슬픔, 멜랑콜리, 행복, 뭐든 될 수 있다. 우리는 일종의 실낙원으로 돌아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노래는 늘 도움이 된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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