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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웃옷을 벗고 시위한 이유

경찰이 공연음란죄에 해당함을 고지했으나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한 여성단체가 웃옷을 완전히 벗으며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시민단체 ‘불꽃페미액션’은 이날 오후 1시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자신들이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상의 탈의 사진을 삭제한 페이스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가 8명이 상의를 완전히 탈의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달 26일 불꽃페미액션이 ‘월경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상의 탈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페이스북코리아쪽이 사진을 바로 삭제한 데에 대한 반발이다. 당시 행사에서 불꽃페미액션은 여성의 몸을 관음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남성과 똑같이 보편적 인간의 몸으로 봐야한다는 취지로 상의 탈의 행사를 진행했다.

불꽃페미액션쪽은 “페이스북은 남성의 가슴 사진은 삭제하지 않는다”며 “또 자발적으로 올린 여성의 나체 사진은 삭제하면서도 여성의 몸을 불법촬영한 사진은 삭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의 나체 사진은 음란물로 분류하지 않으면서 여성의 나체 사진을 음란물로 보는 것은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얘기다.

불꽃페미액션 쪽은 “농구장, 축구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로 운동을 하는 남성들을 많이, 그리고 쉽게 볼 수 있다”며 여성들이 그렇게 운동하는 것을 봤는지 되물었다. 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여성의 몸은 ‘섹시하게’ 드러내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이중적인 요구를 받아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찌찌해방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회로 하여금 가려지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라며 “숨을 쉬기 위해 노브라를 한 여성은 남성을 유혹한다는 음란의 대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앞서 담요를 들고 옆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과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한동안 실랑이가 붙었다. 경찰이 웃옷을 벗는 것이 공연음란죄에 해당함을 고지하고 탈의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참가자들은 “신고를 하고 시위를 하는 건데 왜 공연음란이냐, 죄에 해당된다면 시위 뒤에 뭐라하시라”라고 말한 뒤 각자의 배와 등에 “나는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쓴 뒤 웃옷을 벗었다. 시위 참가자들이 옷을 벗자마자 경찰이 준비한 담요로 참가자들의 몸을 가리자 참가자들은 “가리지 말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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