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31일 14시 51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31일 14시 54분 KST

흑인을 유인원에 빗댄 '로잔느 사태'에 트럼프가 '이중잣대'라며 참전하다

이중 잣대와 2차 가해의 거리

Phil McCarten / Reuters
2012년 코미디 센트럴의 '로스트 오브 로잔느' 행사에 참석한 배우 로잔느 바의 모습.

트럼프는 인종차별 발언을 한 배우를 비난하지 않고, 그녀를 비판한 언론에 ‘이중잣대’의 칼날을 들이밀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는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윗을 통해 ”로버트 아이거가 발레리 재럿에게 전화해서 로잔느 바의 발언에 대해 ‘ABC는 이런 혐오 발언을 묵인하지 않는다’라고 사과했다고 한다”라며 ”근데 ABC는 그동안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자기 자신)에 대해 늘어놓은 끔찍한 말들에 대해 사과한 적이 없다. 아니면 내가 전화를 못 받았나?”라고 밝혔다.

 

Kevin Lamarque / Reuters
오바마 정부 백악관 선임 고문 시절의 발레리 재럿. 

대체 무슨 얘긴가 싶은 이 사건은 며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서도 방영된 바 있는 ABC의 유명 시트콤 ‘로잔느 아줌마’(Roseanne)의 동명 배우 로잔느 바는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무슬림 형제단 + 혹성 탈출의 유인원 = VJ”라는 내용의 트윗을 남긴 바 있다. 1980~9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로잔느 아줌마’가 20년 만에 리메이크 되어 지난 3월부터 방영되던 시점이었다.

당시의 트윗 타래를 보면 여기에서 ‘VJ’는 오바마 시절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낸 발레리 재럿을 의미한다. 이란에서 태어난 발레리 재럿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혈통으로, 로잔느는 이 한 줄의 트윗으로 무슬림과 흑인 모두를 비하한 격이다.

트위터 캡처

이 트윗이 퍼지며 인종 비하 논란이 커지자 로잔느는 ”이슬람은 인종이 아니라 여러 인종에 퍼진 문화다”, ”농담이었을 뿐”이라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정당화했다.

ABC의 모회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대표 로버트 아이거는 “ABC 엔터테인먼트의 회장으로부터 ‘로잔느의 트윗은 혐오스럽고 불쾌하며 우리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그녀의 쇼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우리가 할 일은 딱 하나고 그게 옳다”고 밝혔다. 해당 시트콤의 취소 이후에는 로잔느 바의 에이전시에서 그녀와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로잔느 바가 워낙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한 터라 모두 대통령의 반응을 기대했다. 그러나 무대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가 오히려 ABC의 입장을 밝힌 로버트 아이거에게 ‘너희들은 나한테 사과한 적 있느냐’며 비판한 것.

트럼프의 트윗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키자 백악관이 등판했다. CNN의 보도를 보면 백악관의 대변인 새라 샌더스는 ESPN 호스트 제멜 힐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를 ‘백인 우월주의자’라 칭했으며, 같은 방송의 키스 올버만은 트럼프를 나치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샌더스는 ”대통령은 이중잣대를 꼬집으려던 것”라며 ”그 누구도 로잔느의 발언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다.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