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29일 16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9일 16시 30분 KST

당신의 다음 상사는 알고리즘이 될 것이다

기계가 우리의 직업만을 훔치는 것이 아니다.

TOM MCCARTEN

샤리 포레스트는 자율주행 자동차 테크놀로지의 최첨단에 몸담고 있다. 자동 차량이 주위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돕는 일을 한다. 하지만 포레스트는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위해 실리콘 밸리에서 부지런히 일하는 AI 전문가는 아니다. 미주리주의 작은 마을에서 일하는 55세의 프리랜서로, 낮에는 아이들이 풀 단어 문제를 만들고 남는 시간에는 푼돈을 받고 자동화된 미래를 만들어 간다.

포레스트는 마이티 AI에서 일을 받는다. 사람을 이용해 로봇 시스템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크라우드 워킹 기업이다. 그녀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자아나 다름없다. 사진과 영상을 해독하고, 공들여 차량,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도로 표지판, 나무의 외곽선을 마우스나 스마트폰으로 따고 이름을 붙여 작업한다.

“처음에는 조금 주저되었다. 이 일에 1센트밖에 안 준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을 하지 않고 쉬면서 느긋이 마음놓고 있고 싶을 때 하면 되겠다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1년 뒤 포레스트는 총 307달러를 받았다. “가끔 그들이 우리를 통해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 걸까 싶은 날도 있다. 한편 조금은 즐거워하면서 용돈도 벌고 있으니 별 문제 없다, 싶은 날도 있다.”

포레스트는 AI와 함께 일하는, 또 AI를 위해 일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리거나 가욋돈을 버는 새로운 디지털 노동 인구 중 하나다. 마이티 AI,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 피겨 에잇 등 크라우드 워킹 플랫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미 수백만 명이 있으며, 자동화와 AI에 의해 근무 내용이 결정되는 일자리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우리의 직업을 훔쳐가는 로봇의 위협이 대두되고 있으나, 자동화와 AI가 이미 우리의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긴박한 우려의 대상이다. 이러한 변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경제 협력 개발기구의 연구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전체 일자리 중 절반 정도가 자동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한다. 자동화로 실직하는 노동자들 둘 중 하나는 노동 방식에서 변화를 겪게 된다 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늘 고용 패턴을 바꾸고, 일자리를 없애고 또한 만들어 왔다. 산업혁명 당시 면직업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공장 노동이 생겨났던 점, 내연기관이 동물을 이용한 운송을 대체하며 운전이라는 직업이 생겼던 점을 생각해 보라.

그러나 로봇 혁명은 엄청난 효율성의 증대로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보라. 업계를 주도하는 구글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의 시장가치는 400억 달러에서 1400억 달러로 늘어났다. 포드 자동차를 넘는 금액이다. 그러나 포드는 2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상당한 급여를 받는, 노조에 가입된 블루 컬러 노동자다. 웨이모의 정직원은 1천 명도 되지 않는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들은 물론 고액 연봉을 받는 AI와 로봇 공학 전문가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는 전세계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 컴퓨터가 장착된 차를 타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제공한다. 이들의 직업 안정성은 아주 낮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컨텐츠 플랫폼 역시 증오 발언이나 성적 이미지 등의 업로드를 자동으로 적발하는 AI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시스템 훈련과 애매한 경우의 판단에는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 이들 중에는 개인 크라우드 노동자들이 있다. 인도 등의 노동자들에게 아웃소싱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다루는 데이터의 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여러 노동자들은 인간 상사보다는 알고리즘 정책에 따르게 된다. 잘못이 생길 경우 이들에겐 항의할 여지가 거의 없다.

“메커니컬 터크의 인력은 늘 바뀐다. 늘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온다. 노동자들 일부가 고용주를 마음에 들지 않아해서 일을 그만둔다 해도, 다른 사람들은 계속 일할 것이다. 미국 노동자들은 이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지만, 인도 노동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인간-컴퓨터 인터랙션 그룹의 조교수 마이클 번스타인의 말이다.

번스타인은 2014년에 집단 행동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이나모라는 크라우드 워킹 길드를 만들었으나 아마존이 해체시켜 버렸다.

AI가 복잡한 분산 시스템을 운영하고 감독하는 분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분야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생겨난다. 우버 기사들은 모두 우버 알고리즘에 의존해 승객을 추천받는다. 추천을 너무 많이 거절 또는 취소하는 기사는 앱에서 쫓겨나거나 계정이 비활성화될 수 있다. 시애틀에서 우버와 리프트 기사들은 노조를 만들려 했지만 미국 상공회의소(우버와 리프트도 소속되어 있는 단체다)의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 상공회의소는 기사들이 승차 요금을 할인해주도록 하면 연방 독점 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독점 금지법은 대기업의 독점적 관행에서 소규모 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를 넘어가는 우버 같은 기업을 보호하고 노동자들이 공정한 급여와 근로 조건 협상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우버와 리프트의 기사인 돈 크리어리의 말이다.

디지털 경제 속 부업의 특징은 노동자가 인간 동료나 상사를 직접 만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임무가 배분되는 점에 불만이 있다. 할 일이 있다고 떠서 클릭하면 일이 없다고 나온다. 사이트에서 동시에 클릭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포레스트의 말이다.

포레스트는 통찰력과 손재주가 있어 우대받지만, 포레스트가 만든 것을 가지고 기계가 쉽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크라우트 워킹의 디지털 시스템에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애매함이 존재할 공간이 없다. 로봇이 디지털 시스템들을 체화해 감에 따라, 이러한 노동은 실제 세상에까지 확장된다. 1월에 아마존은 드넓은 창고에서 인간 직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팔찌 특허를 얻었다. 노동자가 포장할 상품을 잘못 고르면 팔찌가 울린다.

그러나 우리의 자동화된 미래에 모두를 위한 디지털 일자리가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로봇이 잡무를 처리해주어 보다 어렵거나 즐거운 임무에 집중할 수 있는 노동자들도 생길 것이다.

레오 츠란코우 역시 자동 차량 관련 일을 한다. 그러나 알고리즘 상에서 훨씬 위쪽의 일을 맡고 있다. 포레스트 같은 노동자들이 훈련시킨 소프트웨어가 실수를 저지를 때 개입하여 해결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그러나 트란코우는 차를 직접 몰지는 않는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기업 팬텀 오토의 사무실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근무한다. 팬텀 오토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조종하는 리모컨 시스템을 개발했다. 본부의 기사들이 모니터와 시뮬레이션 핸들, 게임 컨트롤러를 통해 먼 곳의 차량을 조종할 수 있다.

우버 자동주행 차량의 테스트 드라이버였던 츠란코우는 자신의 일을 즐긴다. “나는 사무실의 안락함을 선호한다. 사교적 인터랙션도 많고, 내가 쉬어야 할 때면 다른 사람에게 잠시 맡아달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 츠란코우가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차량은 한 번에 한 대 뿐이지만, 팬텀은 언젠가 한 명이 5대 이상의 자동 차량을 감독할 수 있게 될 거라 예측하고 있다. 까다로운 상황에서만 인간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츠란코우와 같은 원격 오퍼레이터가 한 명 생길 때마다 현재의 기사 4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뜻이다.

경제 협력 개발 기구 보고서에서는 로봇과 AI가 과거의 테크놀로지 진보보다도 저숙련 일자리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료계 종사자 등의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자동화에 위협당하는 일자리는 숙련과 교육이 가장 덜 필요한 직종들이다.

알고리즘과 로봇과 함께, 또는 그들을 위해 일할 준비가 가장 덜 될 사람들이 제일 먼저 그런 일을 맡아야 할 상황이 가까운 미래에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버가 사회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어쩌면 공유나 부업 경제가 아니라 고급 사무실이 아닌 서버 팜에 있는 상사를 표준으로 만든 것, 그리고 ‘진로’를 아예 없애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