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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출신·비정규직 차별 여전해”…구의역 참사 2주기 추모제

ⓒ한겨레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김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지 2년이 됐다. 김군과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은 김군이 세상을 떠난 뒤 안전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변화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비정규직·특성화고 출신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구의역참사2주기추모사업단은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1번출구 앞에서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나다’ 추모문화제를 열고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구의역참사는 지난 2016년 5월28일 서울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특성화고 출신 비정규직 노동자 김아무개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이다. 이날 구의역 1번출구 앞 1개 차로와 인도를 가득 메운 시민 200여명은 “멈추자, 위험의 외주화”, “바꾸자, 청년 비정규직 노동”, “만들자, 안전한 일터 안전한 세상”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숨진 김군의 동료가 추모 편지를 낭독하며 시작됐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은성PSD 1지회장은 “2년 전 김군이 허망하게 우리 곁 떠난 이후 세상은 더디지만 조금씩 변하고 있다. 이율과 효율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목소리 커지고, 노동자들은 외주화와 용역이 아닌 직고용, 더 나아가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력 충원과 노동환경 개선 등 사고 이후 구의역진상조사단이 권고한 사항들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고, 정규직으로 전환된 업무직들은 7급보, 경력미인정 등 또 다른 차별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구의역 사고 1주기인 2017년 5월 28일 구의역 승강장 앞에 놓여있던 국화와 컵라면.
구의역 사고 1주기인 2017년 5월 28일 구의역 승강장 앞에 놓여있던 국화와 컵라면. ⓒ뉴스1

김군과 같은 특성화고 출신들이 모인 특성화고졸업생노동조합의 이은아 위원장도 발언을 했다. 이 위원장은 특성화고 출신들이 받고 있는 차별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성화고 출신 노동자들은 저임금, 주6일 하루 11시간 장시간 노동, 성희롱과 성차별, 학력차별까지 받고 있다”며 “사랑하는 친구들을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당연히 누려야 하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고, 특성화고 출신을 차별하는 학력 차별을 없애 정당한 대우를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선언도 발표됐다. 주최 쪽은 ‘생명안전선언’에서 “국민과 노동자의 생명을 존중하는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어야 하고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작업을 거부하거나 중단할 권리, 업무의 모든 위험에 대해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의역 1번출구 앞에서 한 시간 가량 추모 집회를 한 이들은 김군이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에 헌화한 뒤 성수역과 강남역에서 선전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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