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25일 18시 09분 KST

트럼프의 서한을 조금 다른 톤으로 번역해봤다

외신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향해 쓴 이 서한을 '이별 편지'라고 표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백악관은 24일 오전(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담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다. 

전 세계가 일제히 이 소식을 보도한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쿼츠, LA타임즈 등은 이 서한을 두고 하나같이 ”이별 편지”라고 표현했다.

Reuters

 -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의 위험한 ‘이별 편지’ (워싱턴포스트)

- 김정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의 ‘이별 편지’를 읽어보자 (쿼츠)

- 김정은에게: 미안, 우린 아닌 것 같아. 트럼프의 ‘이별 편지’가 전문가들을 혼란에 빠뜨리다(LA타임즈)

시카고트리뷴은 ‘라임’을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약간 수정해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는 ”나는 너랑 헤어지려고 이 편지를 써”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런 점들로 미뤄보아 형식적이고 격식있는 한국어로 번역된 내용과는 달리, 해외 매체에서 보기에 트럼프의 서한은 상당히 ‘연애 편지’ 같았던 것으로 보인다.

허프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살짝 톤을 바꿔 번역해봤다. 내용은 같으나, 톤을 조금 조정했다. 읽고 나면 어째서 외신이 ‘이별 편지’라고 표현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은아,

너도 나 같은 마음으로 6월 12일을 기다렸을까? 우리가 함께 손꼽아 기다리던 만남을 위해 네가 많이 참고 노력도 많이 하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거, 고맙게 생각해.

이번에 만나기로 한 건 네가 만나자고 한 거였잖아. 근데 나한테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었어. 나는 나대로 너랑 만나는 걸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거든. 맘이 너무 아프지만 이렇게 화를 내는 너를 보니 차마 당장 12일에 만나는 건 무리일 것 같아... 우리 안 만나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을 것 같아. 물론 주변에는 좋지 않은 일이 되겠지만. 부디 이 편지를 내 거절의 표시로 받아줘.

넌 네가 항상 더 강한 사람이라고 그러는데 난 내가 정말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너에게 보여줄 일이 없기를 매번 기도하는 거 아니?

나는 우리가 꽤 말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어.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니까. 우리 언젠가 꼭 만날 수 있겠지?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을 풀어줬을 때, 네 마음에 정말 감동했었거든.

혹시 네 맘이 바뀌면, 언제라도 전화해. 이메일도 좋고. 행복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우리 모두가, 특히 네가 놓친 거야. 넌 이번 기회를 놓친 걸 후회하게 될 거야.

- 트럼프 오빠가

두 사람이 진심으로 고대했던 만남이 결렬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화가 난 상대에 대한 아쉬움이 드러난다. 또 자신이 가진 힘을 과시하는 모습에서는 폭력적인 성향이 살짝 엿보이기도 한다.

물론 어떤 인간관계에서건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말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으나, 자신을 놓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사실 이는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이별 대사이기도 하다.

한편 전 세계 트위터리안들은 이들의 ‘이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별 편지’랑 같이,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반쪽을 김정은한테 보내는 거야. 그들이 사랑을 담아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목에 걸어둘 수 있도록...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에 대한 글을 ’모던 러브(*편집자주: 뉴욕 타임즈에서 발행하는 연애·관계 관련 칼럼 시리즈)에서 보고 싶어요!

전 국무차관 웬디 셰어맨: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써 준 편지는 마치 열세살짜리 애가 여름 캠프에서 쓴 이별 편지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트럼프가잠수타는 게 나을 뻔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