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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엄청 팔려요…식품업계 ‘은둔의 효자상품’들

조용히 매출에 기여하는 은둔의 상품.

ⓒ그래픽_한겨레

식품 회사마다 매출을 이끌며 ‘캐시 카우’ 구실을 하는 대표 상품들이 존재한다. 농심의 신라면과 씨제이(CJ)제일제당은 설탕·햇반 같은 것들이다. 상품 하나의 매출이 수천억원대에 이르기도 한다. 신라면의 지난해 매출은 45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조용하게 회사 매출에 기여하는 ‘은둔의 상품’들도 있다. 공부 잘하는 첫째, 믿음직한 둘째는 아니더라도, 제 밥은 챙겨 먹는 똘똘한 셋째 정도 되는 상품들이다. 소수지만 끈질기게 찾아대는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과거 ‘썬칩’으로 알려진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2016년 경기도 이천공장에 불이 나자 썬 생산을 중단했다가 최근 소비자들의 성화로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썬을 재발매해 달라는 글이 회사 누리집에만 100건 이상 오르자 지난 4월 생산을 재개했는데, 재발매 한달만에 200만 봉지, 18억원어치나 팔렸다. 오리온은 “2년 전 생산 중단 때보다 판매가 20%가량 늘었다. 한 해 1천억원 가까이 팔리는 ‘포카칩’이 주력 상품이지만, 썬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라면으로 유명한 농심에도 광고 한번 안 했지만 21년이나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게 있다. 멸치칼국수다. 튀기지 않은 건면이어서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꾸준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제품이지만, 여태껏 텔레비전 광고 한번 없었을 정도로 회사는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 순전히 입소문 덕으로만 지난해 매출이 90억원에 달했다. 농심 메밀소바도 2004년부터 생산됐는데, 애초 여름에만 팔다가 인기를 끌어 2012년부터 연중 판매로 바꿨다. 소수지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지난해에만 40억원어치 팔렸다.

한해 3천억원이 넘게 팔리는 햇반이 주력 상품인 씨제이제일제당의 경우에는 간편 요리양념인 ‘다담’이 조용한 베스트셀러다. 1997년에는 매출이 10억원대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40배 많은 400억원어치나 나갔다. 20년 누적 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중장년층이 먹는 홍삼 제품을 파는 케이지시(KGC)인삼공사는 2003년 내놓은 아동 및 청소년용 제품 ‘정관장 아이패스’가 효자다. 지난해 매출이 450억원을 넘었다. 특히 미세먼지가 심했던 올 5월에는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80%나 늘었다. 한해 1천억원어치 이상 나가는 ‘홍삼정’과 ‘홍삼정에브리타임’ 등 어른들을 위한 상품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2016년 회사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한해 3500억원어치가 팔리는 동원참치로 알려진 동원에프앤비(F&B)의 효자 상품은 ‘쿨피스’다. 1980년 한국 최초 유산균 음료로 출시된 뒤 39년동안 꾸준하게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20% 성장했다. 회사는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잘 팔리는 것 같다. 매운 음식엔 쿨피스라는 공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리 잡았다. 주력 상품이 아니지만, 매출 증대에서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어 생산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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