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24일 17시 33분 KST

극우와 반기성정치 정당이 연정을 이뤄 이탈리아 정권을 교체한다

유럽이 거꾸로 걷기 시작한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5월 23일에 극우와 반기성정치 정당의 후보를 총리로 지명하여, 유럽을 통틀어 가장 포퓰리스트적이며 과격한 정권 중 하나의 탄생이 목전에 다가왔다.

극우정당 동맹(Lega)과 반기성정치 정당 오성운동은 행정 경험이 없는 법학교수 주세페 콘테를 후보로 함께 선택했다. 마타렐라가 콘테에게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두 정당이 집권하기까지의 마지막 장애물 중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동맹과 오성운동 모두 반이민, 반EU 성향이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가까이 하려 한다. 포퓰리스트 정부가 새로 들어서면 EU와 이탈리아의 충돌이 강해지고, 이미 균열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정치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월의 이탈리아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자가 나오지 않자 두 신생정당은 단결하기로 했고, 몇 달 동안 통치 연합 구성을 위해 협상을 벌였다. 선거에서 이탈리아인들은 한때 강력했던 기성정당들을 버렸고, 동맹과 오성운동이 그 틈을 메웠다.

“전통적인 이탈리아 정당 시스템은 벌써 여러 번의 선거 이전에 사라졌다. 지금 모습은 그것의 쓰레기다. 엉망진창이다.” 바너드 대학교의 셰리 버먼 정치학 교수의 말이다.

오래 전부터 EU에 반대해왔던 동맹과 오성운동의 연정은 EU에게 있어 최악의 경우로 간주된다. 허프포스트 이탈리아는 연정 계약의 초기 문안을 입수했다. 두 정당은 EU 조약을 재협상을 바라고 있으며, 유로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기로 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또한 이 안에 따르면 이들은 이탈리아의 NATO 참여 비중을 낮추고, 의무 백신 접종을 없애고, 유럽 중앙 은행에 3천억 달러 가까운 채무 변제를 요청하려 한다.

그후 수정안에서 이들은 EU에 대한 수위를 낮추었지만 유출된 이번 서류만으로도 이탈리아의 주가는 폭락했고,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로존에서 탈퇴하겠다는 보다 극단적인 다짐이나 열망이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유럽 주요 국가에 이런 정부가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불안정성을 키울 것이다.” 버먼의 말이다.

두 정당은 최근 몇 년 동안 EU에 대한 반대 입장을 누그러뜨렸지만, 새 정부의 과격한 사회 및 경제 정책이 이탈리아를 또다른 ‘유럽의 병자’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오성과 동맹은 유로존에서 세 번째 규모인 이탈리아의 경제를 크게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연금을 다시 높이고, 감세 및 복지 시스템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은 그리스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가장 높다.

Antonio Masiello via Getty Images

유세 기간에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1년 안에 이주 노동자 15만명을 강제 추방하겠다고 했으며, 이민자들이 이탈리아에 범죄와 질병을 가져온다고 비난했다. 최근 4년간 이탈리아에는 60만명 이상의 이주자가 들어와, 이민에 대한 논란이 일어 분열을 초래했으며 극우파에 대한 지지가 크게 늘었다.

모스크를 폐쇄하고 싶다고 말한 살비니의 수사 때문에 이탈리아의 극우 증오 집단이 힘을 얻었으며, 이탈리아 과거의 정치적 폭력의 어두운 기억이 되살아 났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탈리아 선거 후의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비니는 오랫동안 손잡았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중도우파당과의 관계를 끊고 사상적으로는 확실한 형태가 없는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운동과 힘을 합치기로 했다.

생긴지 10년도 안 된 신생정당인 오성운동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7년에 대표를 맡은 올해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 집에 살고 있던 대학교 중퇴생이었다. 디 마이오는 유권자들에게 새 얼굴로 다가왔고, 정부의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오성운동이 표를 더 많이 얻기는 했지만, 디 마이오와 살비니는 둘 다 차기 총리가 되지 않는다는데 합의했다. 두 정당은 법학 교수 콘테를 후보로 정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행정법 교수인 콘테(54)는 이제까지 대중적으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콘테가 지명되자 몇 시간도 안 되어 매체와 국회의원들은 그의 학문적 신뢰성을 공격했다. 콘테는 뉴욕 대학교에서 공부했다고 주장하지만, 뉴욕 대학교측은 콘테가 학생이나 교수진으로 몸담았던 기록이 없다고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그러나 살비니와 디 마이오는 콘테의 편에 섰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23일에 콘테를 지명했다.

최근 몇 년 간 유럽에서 극우정당과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연정을 이룬바 있다. 지난 12월의 오스트리아가 그 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는 달리, 대부분은 기성정당의 제어를 받아 극단적 정책을 펼칠 능력을 제한당했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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