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5월 24일 14시 34분 KST

성폭력 경험 후의 섹스를 탐구한 사진 프로젝트 ‘컴 백 투 베드’

섹스하고 난 뒤 그는 카메라를 꺼내 스냅 사진을 찍었다.

ALL PHOTOGRAPHS COURTESY OF ROBERT TENNENT

*경고: 성폭력을 연출한 이미지 등장*

 

2017년에 로버트 테넌트는 성폭력을 경험한 뒤 한동안 금욕 생활을 했다. 당시 그는 다시 섹스를 자신의 삶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카운슬링을 받았다.

5개월이 걸렸지만, 테넌트는 마침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고 함께 섹스했다. 섹스하고 난 뒤 그는 카메라를 꺼내 스냅 사진을 찍었다.

섹스를 한 남성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테넌트는 ‘컴 백 투 베드’라는 사진집을 만들었다. 성폭력 트라우마 이후 자신이 만났던 로맨스와 섹스 상대들을 담은 책이다.

테넌트는 INTO 인터뷰에서 자신이 처음 찍었던 사진, 퀴어 권력 역학, 스스로에게 쾌감을 느끼게 허락해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버트, 5개월 간 금욕한 후 처음으로 섹스한 남성의 사진을 처음 찍었을 떄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생각에서 그 사람 사진을 찍었나?

=폭력 이후 처음으로 나와 잘 맞은 사람이었다. 그는 정말 잘 생겼고, 우리는 몇 달씩 알고 지낸 사이처럼 잘 어울렸다. 안타깝게도 그는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이어서, 나는 그를 기억하고 함께 보낸 밤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그 이후 나는 사진들을 현상해서 폰에 저장했다.

ALL PHOTOGRAPHS COURTESY OF ROBERT TENNENT

 

-당신의 사진들은 신체를 찬양한다. 신체는 트라우마의 장소인 동시에 쾌감의 장소다. 당신 생각에 이 사진들은 신체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

 =내가 보기에 신체는 너무나 아름답다. 근육이 각기 다른 자세에서 움직이는 모습, 팔과 가슴에 빛이 비추는 모습 등. 그토록 아름다운 것이 그토록 끔찍한 일을 할 수도 있다니, 대조를 이룬다. 나는 신체를 트라우마의 장소로 생각하지 않았다. 트라우마를 섹스 행위와 연결시켰다. 다른 사람이 나를 만지게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정말 오래 걸렸다. 하지만 처음 몇 번 이후 쾌감이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ALL PHOTOGRAPHS COURTESY OF ROBERT TENNENT

 

-사진가로서 침실을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이 이 남성들과 섹스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왜 다른 곳에 데려가지 않고 침실의 그 순간에 촬영한 것인가?

 =우리가 서로에게 가장 연약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몇 시간 동안 대화하고, 서로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키스하고 사랑을 나누었다. 나는 섹스 전후의 대화를 통해 이 남성들을 아주 잘 알게 되었다. 알몸으로 무군가와 함께 있으면 유대감이 생기고, 특히 성적인 긴장과 열정이 있을 때 더욱 그렇다.

ALL PHOTOGRAPHS COURTESY OF ROBERT TENNENT

 

-당신의 예술이 트라우마 이후 쾌감의 가능성에 대해 무슨 말을 한다고 생각하나?

=현실이다. 당신은 분명 다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쉬워진다. 이 책의 제목을 ‘컴 백 투 베드’라고 지은 이유는 두 가지다. 내가 여러 번 들은 말이다. 내가 연인보다 먼저 일어났을 때, 혹은 상대가 먼저 일어났을 때. 당신은 문자 그대로 상대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두 번째, 어렸던 내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침대에 돌아가는 것, 다시 섹스를 하는 것이 시간이 지나자 현실적으로 가능해졌다.

ALL PHOTOGRAPHS COURTESY OF ROBERT TENNENT

 

-지금은 #MeToo와 #TimesUp이 한창 퍼지고 있다. 퀴어 커뮤니티 안에서는 퀴어 권력 역학은 다르다는 말이 많이 나왔다. 퀴어의 관계에서 권력 역학의 성격을 이 사진들은 어떻게 다루고 있나?

=퀴어 커뮤니티에서는 젠더보다는 인종이 더 크게 작용한다. 내 어머니는 베트남계고 아버지는 뉴질랜드 출신이라 나는 혼혈이다. 내 인종 때문에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 게이 커뮤니티에서는 팜(femme) 셰이밍도 자주 일어나며, 그것도 권력 역학에 작용한다. 이 사진들은 돔과 섭 파트너 사이의 권력 역학을 많이 다룬다. 내가 섭인 사진도, 돔인 사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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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사진들의 신체는 조금은 알아보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안쪽을 향해 굽어 있다거나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식이다. 당신이 자세를 잡은 것인가, 모델들이 스스로 취한 자세인가? 이 자세들이 섹스와 신체에 대해 무슨 말을 한다고 생각하나?

=내가 “아, 지금 좋아. 움직이지 마.”라는 식으로 말하며 즉흥적으로 찍은 사진들이 많다. 섹스 중에, 전이나 후에 찍었다. 섹스를 막 마치고, 내가 카메라를 꺼내 헐떡이는 상대의 사진을 찍기도 한다. 몸을 엮고 섹스하는 중에 찍은 사진도 있다. 형태를 가지고 놀고 싶고 신체가 각기 다른 자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어서 특정 자세를 취하게 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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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당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무엇을 배웠나?

=삶에는 내가 무얼 하든 간에 일어나고야 말 일들도 있다는 것. 태양은 뜰 것이고 또 질 것이다. 갑자기 해가 뜨지 않게 된다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나는 운명을 믿는다. 내 감정, 나를 치유하고 낫게 만드는 방법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

잠시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은 건강하고, 제정신을 지키고 행복해지려면 더 자주 쉬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컴 백 투 베드’는 현재 온라인에서 감상 가능하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