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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24일 11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4일 11시 55분 KST

보건복지부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전한 입장

"의견 없다"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헌법재판소에 ”의견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성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하는 주무 정부부처로서의 소임보다는 사회적 논란을 회피하는데 급급한 소극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월 헌재가 낙태 처벌 형법 조항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내왔고, 그쯤 전화통화로 의견이 없다는 복지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낙태를 제한하고 있는 모자보건법의 주무부처다. 낙태 처벌 논의가 낙태 허용 기준 조정과 별개가 아니라는 점에서 복지부의 입장은 헌재 판단에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모자보건법은 낙태죄에 대한 헌재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며 ”복지부는 헌재 의견수렴 과정도 헌법소원 과정이라고 봤기 때문에 낙태죄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헌법소원은 형법에 대한 절차기 때문에 모자보건법을 다루는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해명이다. 

하지만 ‘합법적’ 낙태 사유는 모자보건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낙태 처벌 조항 위헌 여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헌재 결정에 따라 모자보건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은 모자보건법 주무부처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영 홍익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복지부가 헌재의 의견수렴 과정을 모자보건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복지부가 이 논란에 끼어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경험적 판단으로 유보적 태도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는 ”낙태죄 논의는 사후 피임약을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작업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복지부의 역할이 있음에도 소극적 태도로 임하는 것은 내 임기 동안 논란이 없길 바라는 공무원의 기본 생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지난 22일, 여성가족부는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정 반대의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관련 논란을 ‘생명권 VS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전제한 뒤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에 대해 ”성교는 하되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의견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