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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트럼프 대통령 단독회담이 예정보다 짧아진 이유

청와대와 백악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 허완
  • 입력 2018.05.23 10:50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과 다른 돌출변수가 등장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취재하던 두 나라의 기자들이 새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두 정상이 이에 답하면서 예정에 없던 공동기자회견장으로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반면, 문 대통령은 예정대로 열릴 것을 확신한다고 답하면서 한미 정상의 조율되지 않은 답변이 나오기도 했다. 배석자 없는 단독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대해 속깊은 얘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정에 없던 사실상의 공동기자회견이 열리면서 단독정상회담은 20분 남짓으로 짧아졌다.

ⓒSAUL LOEB via Getty Images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에 대한 두 정상의 결이 다른 답변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이 끝난 뒤 열린 공식 브리핑에서 절충되는 모습을 보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은 22일 낮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대단히 성공적이며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 보다는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미 정상은 22일 정오께(현지시각)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관에서 문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도착하기를 기다렸고, 문 대통령이 내리자 악수를 하고 팔을 감싸안으며 실내로 안내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을 향한 한미동맹, 세계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기길!’이라고 적었다.

ⓒPool via Getty Images

 

두 대통령은 본격적인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취재진 앞에서 모두발언을 했다. 먼저 말문을 연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중요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자 외신은 이 발언을 긴급뉴스로 전했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문 대통령은 “한국과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에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저도 최선을 다해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또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라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Pool via Getty Images

 

청와대와 백악관 실무진은 두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취재진을 물리고 통역만 둔 채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으로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기 시작하면서 계획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집중된 질문에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하지 않을 것”, “6월에 회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문답 중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나서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말한 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씀하셔도 좋다”며 답변 기회를 문 대통령에게 넘겼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12시5분에 시작돼 12시35분까지 진행하기로 돼 있던 단독정상회담은 두 사람의 모두발언에 이은 질의응답만 12시 42분까지 진행됐다. 이후 열린 단독회담은 오후 1시3분께 종료돼 애초 30분간으로 예정됐던 두 정상만의 회담은 21분으로 짧아졌다. 청와대와 백악관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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