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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선이 역대 최악의 투표율로 끝났다

마두로가 재선에 성공했다

니콜라스 마두로(55)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심각한 경제난과 부정선거 의혹,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20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임기를 6년 연장했다. 새 임기는 내년 1월에 시작한다.

 

ⓒJUAN BARRETO via Getty Images

 

베네수엘라 선거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580만표(득표율 67.7%)를 얻어 승리했다고 21일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승리 확정 직후 “나는 지금 더욱 준비된 대통령”이라며 “여러분이 나를 믿어줬다.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버스운전사에서 노동운동가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그는 전임자이자 정치 스승인 우고 차베스(1954~2013)가 사망한 직후 정권을 이어받았다.

야당 후보 헨리 팔콘(57)은 득표율 22%에 그쳤다. 팔콘은 “선거 과정이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새로운 선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이 투표 매수 등 350번 이상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폭로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우파 야권 연합인 국민연합회의 등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해, 마두로 대통령의 연임은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 투표율도 46.1%에 불과했다. 2013년 대선(79.7%)에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남미 국가들은 선거 과정의 불공정성을 언급하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사기 선거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미국 사무국 트위터 계정에도 “‘선거’라 불린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일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마두로가 떠날 시간”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베네수엘라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연임으로 원유 수출 제한 등 제재 수위를 높일 방침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JUAN BARRETO via Getty Images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2016년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붕괴한 뒤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생필품과 의약품이 부족하고, 치안 시스템이 마비돼 더 이상 삶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1만300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015년부터 2년간 베네수엘라를 떠난 시민의 수가 16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권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제헌의회 출범을 강행했다. 당시 반정부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최소 125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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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선 #마두로 #부정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