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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전 위원장이 출소 후 처음으로 한 말

6개월여의 형기를 남기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점심 때 평양냉면 한 그릇 먹으려고 아침도 굶었다. 노동자는 동지들 곁에 있어야 행복하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두 팔을 벌려 ‘만세’를 외쳤다. 2년5개월여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한 그는 누구보다 자유롭게 웃었다. “나의 위원장 한상균, 고생하셨습니다 엄청! 사랑합니다 엄청!”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준비한 대형 펼침막이 바람에 나부꼈다. 한 전 위원장은 2009년 쌍용자동차지부장을 지냈다.

 

21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성광 기자
21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성광 기자

 

21일 오전 10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6개월여의 형기를 남기고 경기 화성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세월호 유가족, 진보정당·종교계 인사 등이 교도소 앞을 찾아 한 전 위원장의 석방을 축하했다. 김명환 현 민주노총 위원장이 한 전 위원장을 맞으며 그에게 민주노총 조끼를 입혀줬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그의 왼쪽 가슴 위에 노란 세월호 추모 리본을 덧댔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한껏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는 “지난번 감옥살이 때는 못 들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감옥 안 교도관들도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며 수감 생활 중 느낀 변화를 소개했다.

세상이 변한 만큼, 노동운동도 달라져야 한다는 게 한 전 위원장 생각이다. 교도소 안에서 지켜본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 선언과 남북 대화 등은 그가 ‘세상이 달라졌다’고 판단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는 “(노동문제는) 한판 싸움으로 되지 않는다. 한번에 해결되지 않는다”며 노동운동의 갈 길이 여전히 멀다고 짚었다. 또 “옛날에는 쉽게 비판과 비난으로 시간을 보냈으나 지금부터는 우리의 실력을 가지고 노동해방과 평등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감 중이던 지난해 12월 임기를 마친 한 전 위원장은 앞으로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작은 대립과 반목의 아픈 상처를 이겨내고 통 크게 해봅시다. 정말 저는 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다들 눈이 살아있어요”라며 노동운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를 비롯해 13건의 집회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등)로 같은해 12월10일 서울 조계사에서 경찰에 자진출두해 구속됐다. 이어 이듬해 1월 구속기소됐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노동계와 시민사회, 종교계는 그동안 한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노동탄압 정책으로 구속됐다며 사면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유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도 그를 대표적 양심수로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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