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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는 학교 규칙'에 반기를 든 고교생이 의류 브랜드를 런칭했다

브랜드명은 ‘Feeling Nothing’이다.

일본 도쿄도내의 한 고등학생이 의류 브랜드를 런칭했다. 브랜드명은 ‘Feeling Nothing’. 브랜드를 기획한 Moppy는 티셔츠와 후디에 ‘고등학교 교칙’을 프린트해 판매 중이다. 다른 나라에서 공부를 한 경험이 있는 그는 일본 학교의 교칙이 다른 나라 학교의 교칙들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위화감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브랜드 사이트에서 Moppy는 “방과 후 선생님이 교실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누가 과자를 먹었냐’고 호통을 친 적도 있었다. 수업 시간에 물을 마셔도 되냐고 물었다가 크게 혼난 적도 있었다”며 “도대체 규칙은 무엇을 위해 있는 건가?”란 질문을 던졌다. 

일본 고등학교의 교칙 문장을 영어로 프린트한 티셔츠. '교과서와 도시락을 제외한 어떤 물건도 가져오지 말 것' 
일본 고등학교의 교칙 문장을 영어로 프린트한 티셔츠. "교과서와 도시락을 제외한 어떤 물건도 가져오지 말 것"  ⓒFEELING NOTHING

그에게 직접 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Moppy :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중에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일이 금지돼 있습니다. 왜 이런 규정이 있냐고 묻자, 학교에서는 “교장 선생님이 결정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머플러의 길이도 ‘전통’이라며 정해져 있습니다.

그는 실명이 아닌 익명으로 취재에 응했다. 자신의 활동을 학교에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Moppy : 교칙에 위화감이 들게 된 건, 2016년 처음 미국에서 공부했을 때 였습니다. 학생에게 배부된 학교 수첩에는 교칙이 많이 적혀 있지는 않았지만, 일본과 매우 달라서 놀랐습니다. 당시 미국 학교의 규칙 중 인상적이었던 건, “학교에 땅콩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위한 규칙이라는 거였죠. 규칙에 제대로 된 이유가 있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알레르기, 인종, 종교, 성별의 차이가 있는 여러 사람이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개인을 존중하기 위해서 만든 규칙이었죠. 각 규칙에는 왜 이런 규칙이 생겼는지에 대해 이유가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일본의 학교 규칙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단지 모든 학생을 관리하기 위해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는 규칙으로만 보입니다.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브랜드명을 ‘Feeling Nothing’이라고 적은 이유는 우리가 마비된 상태가 아닌가? 라고 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교칙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인 학생이나, 별 생각 없이 교칙을 만든 학교나 교사도 마찬가지인 거죠.

ⓒMASAKO KINKOZAN / HUFFPOST

이 브랜드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글도 적혀있다. “(일본 학교의)규칙은 우리를 침묵하게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의 규칙이라는 건, 인간이 더 잘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어떤가. 규칙이 과연 그런 본래의 목적으로 존재하는 걸까?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그런 규칙에 눌려 있는 게 아닐까?”

Moppy : 학원을 다녔습니다. 학교는 규칙투성이지만, 학원에는 개성적인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또 교칙에 대한 위화감을 이야기할 때 공감하는 사람도 많았고, 이 브랜드 런칭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뇌를 빼앗겨 생각할 수 없게 된 사람’의 형상은 학원 선배가 제가 그린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디자인해준 것입니다.

ⓒFEELING NOTHING

Moppy : 또 학원 선생님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2018년 3월에 펀딩을 시작했고, 목표액 10만엔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습니다.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정면으로 문제를 호소해야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이 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도입해 미국에서 본 땅콩 금지 규칙의 이유에 관한 문장을 프린트해 T셔츠를 제작했습니다. 이 내용을 통해 새로운 대화가 생겨날 수도 있으니까요.

ⓒFEELING NOTHING

‘Feeling Nothing’의 제품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JP의 「理由のない校則」に憤った高校生は、アパレルブランドを立ち上げた。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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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육 #교칙 #학교 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