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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공개한 '모델3' 새 버전의 가격은 기본형의 두배가 넘는다

기본형 모델은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 허완
  • 입력 2018.05.21 16:58
ⓒAndy Cross via Getty Images

테슬라가 2016년 공개한 ‘모델3’가 큰 기대를 모았던 건 3만5000달러(약 3800만원, 보조금 지급 전)부터 시작한다는 가격표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모델3는 전기차 대중화의 시대를 열어젖힐, 어쩌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자동차일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까지 전해진 소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테슬라는 목표대로 생산물량을 늘리는 데 반복해서 실패하고 있으며, 곧 현금이 고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1000달러의 보증금을 낸 전 세계 40여만명에 달하는 예약자들의 기다림은 기약 없이 길어지는 중이다.

주말 사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통해 모델3의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다. 듀얼모터와 AWD를 탑재한 고성능 모델이다. 가속성능과 최고속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향상됐다.

 

머스크에 따르면, 이 새 모델3의 가격은 7만8000달러에 달한다. 기본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옵션(5000달러)은 뺀 금액이 그렇다.

머스크는 BMW의 고성능 모델인 M3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15% 빠르고 핸들링도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모델3의 라인업은 총 다섯가지로 늘어나게 됐다. 50kWh짜리 배터리팩이 들어가는 2종(기본형, AWD), 75kWh 배터리가 탑재된 3종(롱레인지Long Range 기본형, AWD, 퍼포먼스)이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팬시한’ 고성능·고사양 모델로 자금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을 우선 공략하는 건 머스크의 오래된 전략이다. 2006년에 작성된 블로그 포스트에 언급된 ‘비밀 마스터플랜’에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어 그는 이렇게 적었다. “테슬라의 전략은 고객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있는 하이엔드 마켓(=럭셔리카 시장)에 진출한 다음,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춘 연속적인 모델로 최대한 빠르게 낮은(저렴한) 시장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이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고가의 럭셔리카 시장이야말로 ‘돈이 되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고급차의 1대당 수익률이 ‘가장 많이 팔리는’ 대중적인 자동차의 대당 수익률보다 2배 가량 높다고 본다. 테슬라는 모델3를 만들기 위해 모델S와 모델X가 필요했다. 머스크는 이날 “모델3 개발에 돈을 대준, S와 X 구매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16년 4월1일)

이를 바탕으로 해석하면 똑같은 전략이 모델3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금도 3만5000달러짜리 기본형 모델보다는 4만4000달러짜리 모델에 대한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기본형 모델은 그만큼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VCG via Getty Images

 

실제로도 모델3 출고가 시작된 미국 테슬라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르면, 기본형은 6개월에서 무려 1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반면 대용량 배터리와 AWD가 탑재된 상위 3개 모델은 6~9개월, 라인업의 중간에 배치된 대용량 배터리 버전(4만4000달러)의 예상 대기 기간은 4~6개월로 더 짧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케빈 타이난은 ”(기본형인) 3만5000달러짜리 모델3는 극히 희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를 떠다니고 있는 차 다음으로 역대 가장 희소성 있는 테슬라가 될 것이다.”

그는 생산량 목표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시에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테슬라의 상황은 곧 ”지금은 3만500달러짜리 모델3를 만들 때가 아니다”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에드먼즈의 선임연구원 이반 드루리는 고사양 모델일수록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게 모두를 위한 자동차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다. (...) 기본형 모델을 원하는 사람은 몇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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