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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나흘째 핵실험장 폐쇄 한국 취재진 명단 접수를 거부중이다

폐쇄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 허완
  • 입력 2018.05.20 17:42
  • 수정 2018.05.20 17:43
ⓒKCNA KCNA / Reuters

북미간 신경전에 이어 남북간 대화 무드도 사실상 올스톱된 가운데 북한이 23~25일 예고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지 여부에 국내외 시선이 집중된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하고 이를 한국,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 기자단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지난 1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에서 남측 1개 통신사와 1개 방송사의 기자를 각각 4명씩 폐기의식에 초청했다. 이후 통신사에서는 뉴스1이, 방송사에서는 MBC가 공동취재단으로 선정돼 방북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18일 정부가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발송한 우리측 기자단 명단이 담긴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0일 현재까지도 취재진 명단과 절차, 안전 문제 등에 대한 모든 문의에 일체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이틀 전 돌연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반(反)김정은 체제 발언을 빌미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연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핵화 방식을 둘러싼 북미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을 들어 핵실험장 폐기의식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폐기의식을 위한 준비작업은 차질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강행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9일(현지시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선전 매체들도 핵실험장 폐기의식에 대해 ”중대한 조치”라고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전망과 관련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남측 매체들과 다른 국가 외신들도 행사 취재를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igitalGlobe/ScapeWare3d via Getty Images

 

우리 정부의 기자단 명단 접수문은 받지 않으면서 폐기의식 준비는 계속 진행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판은 깨지 않으면서 대미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 회담 중지를 통보한 같은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포기를 강요하면 북미 회담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모든 전략을 북미정상회담에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은 북미회담 성과를 위해 앞으로 계속 전향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은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관점이기 때문에 북한이 예정대로 진행할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이번 폐기 의식에서 남측 매체만 제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측 매체 없이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외신들만 초청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대외 선전 효과는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남측 방북 취재단은 일단 21일 베이징으로 이동해 대기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동향을 볼 때 핵실험장 폐기 의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단 상황을 주시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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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풍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