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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금 '상당히 걱정스러운 수준'이라고 본다

"(남북 핫라인은) 언제 쓰려고 그러는 거예요?"

  • 허완
  • 입력 2018.05.18 11:19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북한이 미국에 이어 한국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상당히 좀 우리가 걱정을 해야 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시급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

전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한국 정부를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한 이후 통일부가 ”유감”을 표명한 것을 거론했다.

리 위원장은 ”남조선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이하로 놀아대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남조선당국이 우리를 언제 쏟아질지 모를 불소나기밑에 태평스레 앉아 말잡담이나 나누고 자기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상대도 분간하지 못한채 무작정 반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실체로 여겼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오판과 몽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뉴스1

 

정세현 전 장관은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세현 : 일반적으로 북쪽이 내놓는 입장표명은 성명, 그다음에 담화,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한 답변, 이런 식으로 급은 그렇게 높진 않습니다, 이번 것이. 급은 높지 않은데 북쪽의 남북고위급회담 단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이거든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상당히 좀 우리가 걱정을 해야 될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나섰으니까. 중앙통신, 보도, 이런 것이 아니고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그렇고.

아마도 지금 맥스선더 훈련에 대한 북한 군부의 반발이 굉장히 세게 일어난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은 판문점 선언 믿고 이렇게까지 (훈련이) 세지 않으리라고 생각을 했을 겁니다. 왜냐면 판문점(선언) 2조 1항에 보면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는 연례적 수준의 한미훈련은 이해하겠다고 해 놓고 이번에 왜 이러냐고 그러지만 이번에 F-22 스텔스 전폭기가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놀랐을 거예요.

리선권도 사실은 군 출신입니다. 그다음에 김영철도 군 출신이에요. 그런데도 현역 군인들은 아마 판문점 선언을 보고 상당히 앞으로 자기네들이 긴장되는 일은 별로 없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니까 강하게 질책이 일어나고 저항이 일어났다, 내부적으로, 이렇게 읽혀지고, 그러다보니까 리선권으로서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고.

또 하나는 태영호 세미나 발표가 그들이 그야말로 목숨처럼 아끼는 최고 존엄, 김정은에 대한 비방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거론했던 것 같은데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다, 이렇게 되면 이거는 판문점 선언의 조항을 위반하고 안 하고 하는 문제를 떠나서 그보다 더 큰 문제입니다, 북한의 정치문화에서는. 두 가지를 지금 걸고들어 왔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남북 관계 관련해서 좋지 않은, 그야말로 장애물이 나타난 겁니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5월18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뉴스1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엄중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은 앞으로 간단치 않다는 얘기”라며 한국 정부가 시급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회담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 체면 세워주기는 해야 한다”며 북한이 문제 삼은 ‘맥스 썬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언급했다. ”하다못해 청와대가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경고 좀 해야”한다는 것.

정 전 장관은 ”이게 간단히 웃을 일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한미정상회담도 잘 될 수 있고 그래야 북미정상회담이 잘 되고 그래야 비핵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언급하며 ”언제 쓰려고 그러는 거냐”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할 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반면 청와대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 핫라인 통화 계획이 여전히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리선권 위원장이 한국 정부를 비판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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