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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7일 17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17일 17시 53분 KST

'댓글 조작 논란' 이후, 네이버 뉴스는 어떻게 바뀔까?

단기적으로는 별 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이후 네이버는 뉴스 및 댓글 정책의 대대적인 개편을 알렸다. 지난 9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이사는 ”이번(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뉴스 댓글 공간을 운영해 온 네이버에 대한 책임론과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겸허한 자세로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구조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 나가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이날 밝힌 개선안은 크게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제외‘,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뉴스판 신설‘, ‘개인화된 뉴스피드판 신설‘,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 적극 추진’ 등이다. 아래 블로그는 네이버 뉴스섹션 개편안에 대한 분석과 개편방향에 대한 예측이다. - 편집자

 

huffpost

 

네이버 뉴스 어떻게 바뀔까?

 

네이버가 더이상 뉴스를 편집하지 않는다

이미 예상된 수순이다. 네이버는 예전부터 알고리즘 편집 100%를 도입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사람의 개입을 줄이고 알고리즘에 의한 자동 편집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개인 맞춤형 콘텐츠 제공으로 만족도 제공
2. 편집 단계 제거로 정치적 시비 털어내기

걸림돌은 퀄리티다. 아직 기계의 편집 실력이 사람의 그것에 못 미친다. 다만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은 계속 해 왔을 거고, 해 갈 예정인 반면, 뉴스 편집이라는 직접 행위는 당장에 정치적 비용을 크게 발생시키기 때문에 약간의 마이너스가 있더라도 빠르게 도입하는 게 털고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드루킹 사건은 도입을 약간 앞당겼을 뿐이다.

 

NAVER

 

네이버는 ‘헤드라인 뉴스 beta’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헤드라인 뉴스와 각 기사 묶음 타이틀은 기사 내용을 기반으로 자동 추출된다’라고 설명한다. 이 방식이 정착하면 기존에 사람이 직접 이슈를 선정하고 편집했던 구성은 과거의 유산이 된다.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대신 뉴스 판이 도입된다

네이버 모바일은 여러 가지 판으로 구성돼 있다. 따로 설정하지 않았다면 기본 순서는 뉴스 - 연예 - 스포츠 순이다. 이 순서는 가칭 ‘홈판’ 혹은 ‘검색판’ - 뉴스판(언론사 편집) - 뉴스피드판 순서로 변경된다. 새로운 판이 하나 생기고 기존 뉴스판이 뒤로 밀림과 동시에 두 개로 분화된 셈이다.

 현재 네이버의 첫 번째 판인 뉴스판은 스크롤 기준 첫 번째에 네이버 직접 편집 + 실급검 두 번째에 사용자가 직접 설정하는 채널 세 번째에 추천 뉴스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가 사라지고 뒤에 두 개가 두 가지의 판으로 새로 구성되는 느낌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첫 번째 판인 가칭 ‘홈판’ 혹은 ‘검색판’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고, 검색 중심으로 화면을 재편하겠다”라며 ”모바일 첫 화면을 재구성함으로써, 몇 개의 뉴스와 검색어에 집중됐던 관심을 분산시키고 사용자가 선택한 기능과 컨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어떤 방식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추측해보건대 현재 구글 앱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형태와 유사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구글 앱 서비스에서는 처음에 검색 창을 제공하고 이하로는 사용자 맞춤 컨텐츠 피드로 구성된다. 내 경우엔 이런 콘텐츠들이 이어져 있다. 이와 비슷한 와중에 네이버 서비스들을 사용자 개인에 맞게 적절하게 추천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성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 판인 뉴스판은 현재 채널 BETA 서비스가 확장 적용되는 형식을 예상한다. 네이버는 ”뉴스 본문 내의 광고 이익과 언론사 편집 뉴스판에 게재된 광고에서 발생한 이익도 수수료를 제외하고 전액 언론사에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인링크 서비스가 기본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웃링크면 수익을 나눌 이유가 없다. 이러한 수익 구조가 새로운 것은 아닌데, 네이버는 작년부터 ‘플러스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직접 편집 영역 외의 수익은 가져가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채널을 설정한 이용자는 상당히 적은 수준인 것으로 아는데, 만약 설정한 언론사가 없을 시에는 ‘랜덤으로 언론사가 나오게 하거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게 하거나’중에 고민이라고 한다.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판인 뉴스피드 판은 개인화 서비스가 전면 적용된 형태다. 에어스가 확장된 형태를 예상한다. 기존 섹션 별(정치-경제-사회 등)로 맞춤 편집을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됐든 편집자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괜찮은 거니까 랭킹 섹션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언론사 수익 변화가 큰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 개편안은 ‘인링크 뉴스 서비스를 어떻게 재배열하는가‘에 있지 ‘재배열로 어떻게 언론사 수익을 높여주나‘에 있지 않다. 공식적인 문제제기는 ‘네이버가 여론을 흔든다’에 있으므로 언론사의 편집권을 보장하고, 네이버의 편집 영역을 줄이면 표면적으로는 해결된다.

 

 

아웃링크 도입 논의는 뒤로 밀렸다

”네이버는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구글식 아웃링크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전재료를 바탕으로 한 언론사와의 기존 비즈니스 계약, 아웃링크 도입에 대한 언론사들의 엇갈리는 의견으로 인해, 일괄적인 아웃링크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언론사와 개별 협의해 적극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웃링크 주장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네이버는 ”네이버는 PC 뉴스캐스트에서 아웃링크를 운영하는 동안 선정적 광고, 낚시성 기사, 연결 속도 저하, 악성코드 감염 등의 역기능을 경험했다”라며 ”이용자들의 불만은 고스란히 네이버로 쏟아졌고, 언론사로의 유입경로를 제공하는 네이버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라고 말한다.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다는 주장 앞에서 광고로 점철된 사이트를 운영하는 언론사가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다.

‘댓글만 아웃링크’ 주장도 마찬가지다. 선거기간 동안 ‘정치/선거’ 기사 본문 하단 댓글 노출을 제한하고 ‘네이버 뉴스 댓글‘과 ‘언론사 뉴스 댓글‘을 한 번 더 클릭해야 볼 수 있게 바꿨다. 지금 메인에 있는 기사 몇 개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네이버 뉴스 댓글은 많아도 언론사 뉴스 댓글은 없는 게 수두룩하다. 논란이 된 ‘공감순‘도 선거기간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다른 섹션 기사 / 평상시 기사에 대해서는 ‘댓글 허용 여부나 댓글 정렬 방식을 해당 언론사가 결정하도록 하는 구조로 바꾼다‘라고 말했다. 이는 다소 무책임한데, 네이버에서 뉴스 보는 사람 중에 언론사 브랜드 확인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아웃링크 논란으로 시끄러울 때 전면에 선 건 네이버지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아니었다. 네이버는 이런 식의 면피성 대책을 잘 만드는데, 이런 대책은 실제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된다.

결정타는 설문조사다. 네이버가 밝힌 바에 따르면 아웃링크에 찬성한 언론사는 단 한 곳이다. 대답을 유보한 언론사가 대략 절반이라지만 표면적으로 결과는 저렇다. 자존심도 없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긴 한데, 전재료도 있지만 네이버 제휴 여부는 영향력 - 광고에도 영향을 주니까 애초에 쉽지 않았다고 본다. 메이저급 신문사 외에는 현 상황에서 네이버를 나가 득을 볼 게 별로 없다. 저널리즘 회복을 위한 차원이나 길게 봤을 때 건강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디지털 부문의 실험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 차원에서 느낄 수도 있지만 이 그림은 흐릿하니 별 의미가 없다.

 

Azri Suratmin via Getty Images

 

이렇게 아웃링크 논의는 뒤로 밀렸다.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거다. 네이버도 뉴스 아웃링크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1. 증가하는 중소규모/개인 단위 퍼블리셔의 콘텐츠 2. 언론사와의 합작법인으로 관리하는 주제판 3. 자체 동영상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 4. 기술 플랫폼으로의 성장이다. 네이버 서비스 전반적으로 추진되는 ‘기술 플랫폼으로의 진화’는 네이버가 가지는 미디어로서의 속성을 다소 옅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뉴스는 기타 콘텐츠가 대체할 수 없는 지점들을 몇 개 가지고 있다. 뉴스만큼 데일리하게 새로운 소식과 정보를 정제된 포맷으로 공급하는 주체가 없다. 하지만 그 지점 이외의 것들은 얼마든지 축소가 가능하며, 시장 전반적으로도 축소-대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간의 우려처럼 네이버가 입김을 넣는 게 아니면서 언론사와는 다르게 클린하게 소비할 수 있는 뉴스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변화다. 지속적으로 해 오던 일이기 때문에 이번 개편을 특별히 대단한 수준의 변화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이걸 싫어할 언론사는 많아도 사용자가 많을까? 그렇지 않을 거다.

 

한국이 유난한 건 아니지만

각 언론사의 뉴스를 네이버 안에서 소비하는 인링크 뉴스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결과가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냐 하면 조금 따져봐야 한다. ‘네이버가 한국의 언론시장을 왜곡했다‘라는 주장은 반만 맞다고 본다. 한국이 유난히 심한 편인 건 사실이나 디지털 뉴스 소비에 있어서 플랫폼이 언론사 홈페이지보다 우위에 서는 건 세계적으로 관측되는 추세고, 광고 수익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테크 기업에 집중되는 것도 일반적인 현상이다. 또한 인터넷 광고 시장 - 그중에서도 동영상 - 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디렉터리 광고나 신문광고는 지속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모바일은 실제로 사람들이 쓰는 것보다 광고 규모가 적고, 신문은 실제로 사람들이 보는 것에 비해 광고 규모가 더 크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유난히 심한 한국 상황’을 커버하는 건 포털이 콘텐츠 대가로 지급하는 전재료다. 대략 5-600억 수준으로 추산된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한국에서 유난히 상황이 안 좋은 건 아니라고 판단한다.

 

stevanovicigor via Getty Images

 

언론사의 ‘아웃링크’ 주장은 과거 네이버가 모은 트래픽을 언론사에 뿌려주는 역할을 했을 때의 기억에 기반한다. 그때는 분명 그랬고, 지금도 당장 아웃링크로 트래픽이 늘어난다면 광고 수익이 좋아질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1. 이렇게 모이는 트래픽은 언론사가 오가닉하게 확보한거라고 보기 어렵고 2. 이 같은 종류의 광고 시장 전망이 썩 좋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네이버가 뉴스를 안 한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다. 네이버가 아니었으면 그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건 신문사나 방송사가 아니라 ‘네이버 아닌 무언가’일 가능성이 높다.

 

언론사는 네이버 밖의 가능성 탐색해야

당장 무언가를 하긴 어렵겠고, 몇몇 기사는 네이버에 송고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게 단순히 기사 몇 개를 빼는 걸 수도 있고, 서브 도메인을 마련하는 식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러한 실험을 준비하는 조직에 조금 더 무게감이 가는 방식. 전사적인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제품의 제조 공정을 효율화하고, 상품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플랫폼에 독립적이면서도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조직이 잘 운영돼야 한다. 아웃링크 법제화 같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나 주기적인 네이버 때리기는 도움이 안 된다.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