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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를 겨냥해 아슬아슬한 말을 했다

"윤리와 진실성의 위기"

  • 허완
  • 입력 2018.05.17 13:46
ⓒSAUL LOEB via Getty Images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아슬아슬한 발언을 했다.

버지니아 주립 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평소 카메라를 피하곤 하는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에서 쫓겨난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태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윤리와 진실성의 위기가 커져감을 목격하고 있다.”

틸러슨이 진실성을 강조한 것은 지난 3월 그의 퇴임사를 떠올리게 한다. 틸러슨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우리 지도자들이 진실을 숨기려 한다면, 우리 시민들이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대안 현실(alternative realities)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 미국 시민들은 우리의 자유를 포기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에서 틸러슨이 일했던 기간엔 긴장이 팽배했다. 틸러슨은 해고되기 8개월 전에 트럼프를 ‘멍청이’라 불렀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시 CIA 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가 틸러슨의 자리를 차지했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그러나 석유 업계 베테랑인 틸러슨은 트럼프를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틸러슨은 세계화된 경제에 대한 이야기로 연설을 시작했으며, “친구와 동맹”의 가치를 강조했다. 틸러슨이 트럼프의 수사와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대해 던진 비판 중 이번 연설의 수위가 가장 높았다.

‘친구와 동맹’에 대해서는 틸러슨도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는 폭군들과 손을 잡은 석유 대기업 엑슨의 CEO로 큰 돈을 벌었고, 기후 변화 재앙을 불러오기도 했다. 국무장관을 역임하는 동안에는 미국 외교단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진실과 팩트에 대한 틸러슨의 발언은 트럼프가 거짓말, 절반의 진실, 과장을 자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언급으로 보인다.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팩트에 충실하다면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우리를 묶는다”며, 러시아 등 “비민주주의 국가”들과 미국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아닌지, 무엇이 팩트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인식하는 것은 모든 미국인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또한 미국의 미래는 “희망 사항, 바라는 결과를 주겠다는 얄팍한 약속이 아닌 팩트에 기반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가장 힘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게 해줄 진실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시민인 우리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 해도 진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미국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틸러슨은 비관적인 전망으로 연설을 마무리하며, 진실에서 멀어지면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황혼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래 영상에서 틸러슨의 연설 전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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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렉스 틸러슨